이미지 확대보기이광희 행장 취임 이후 기업금융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도 뚜렷해졌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기업자금대출은 6개월 만에 25% 넘게 증가했다. 기업대출 약정도 50% 가까이 늘면서 글로벌 기업금융을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이 행장의 전략이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만 외형 확대와 함께 자본과 건전성 부담도 커졌다. 위험가중자산(RWA)은 1년 새 19% 증가했고 고정이하여신(NPL)은 50% 가까이 불어났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성장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자산의 질과 자본효율성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하반기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비이자익 77.5%↑…NIM 하락에도 WM·외환파생 실적 견인
이미지 확대보기올해 상반기 SC제일은행의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비이자이익이 있다.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3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2060억원보다 77.5% 증가했다. 고액자산가 고객 증가와 증시 호조에 따른 WM 실적 개선에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가증권, 외환·파생상품, 구조화상품 관련 손익 증가가 더해졌다. SC제일은행은 비이자이익 증가가 상반기 순이익 확대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을 끌어내렸던 일회성 비용이 올해 되돌아온 효과도 컸다. SC제일은행은 홍콩H지수 ELS 과징금·과태료와 관련해 지난해 인식했던 비용을 조정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외이익이 106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실적 발표에서는 관련 충당금 환입 규모를 1102억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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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반면 전통적인 이자영업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6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6098억원보다 0.1% 줄었다. 고객여신이 증가했지만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전년 동기보다 0.24%p 낮아진 1.24%까지 떨어진 영향이다.
비용도 늘었다. 판매비와관리비는 4930억원으로 전년 동기 4574억원보다 7.8% 증가했다. 용역비와 전산개발 등 운영비용이 늘어난 결과다. 그럼에도 대손준비금 반영 후 조정이익은 1688억원에서 3957억원으로 134% 넘게 증가했다. 비용 증가와 NIM 하락을 비이자이익과 영업외이익 확대가 상쇄하고도 남은 셈이다.
가계대출 줄고 기업대출 25%↑…이광희표 기업금융 본격화
이미지 확대보기여신 포트폴리오에서는 기업금융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모습이 뚜렷했다.
6월 말 원화대출금은 40조8699억원으로 지난해 말 38조7061억원보다 5.6%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업자금대출은 9조902억원에서 11조3801억원으로 25.2% 늘었다. 특히 기업 운전자금대출이 5조1080억원에서 7조1217억원으로 39.4% 급증했고 시설자금대출도 3조9822억원에서 4조2584억원으로 6.9% 증가했다.
반대로 가계자금대출은 같은 기간 27조5966억원에서 27조4203억원으로 0.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원화대출에서 기업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약 23.5%에서 올해 6월 말 27.8%로 높아졌고, 가계대출 비중은 71.3%에서 67.1%로 낮아졌다.
향후 자금공급 방향을 보여주는 약정 규모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기업자금 대출약정은 지난해 말 5조656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8조4976억원으로 약 50% 증가한 반면 가계자금 대출약정은 9061억원에서 7832억원으로 감소했다.
기업금융 전문가인 이 행장의 경영 색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SC제일은행은 SC그룹이 전 세계 54개 시장에 구축한 네트워크와 국경간 비즈니스 역량을 활용해 해외 투자와 무역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의 총여신 역시 6월 말 44조7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43조2197억원보다 3.6% 늘었다. SC제일은행은 기업금융 고객의 자금수요 증가를 총여신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RWA 28.5조→33.9조…1년 새 19% 급증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위험자산이 늘면서 자본 부담이 확대된 점은 그늘이다.
올해 6월 말 SC제일은행의 RWA는 33조88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28조4567억원보다 5조4309억원, 19.1% 증가했다. 2024년 6월 말 RWA가 28조463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까지 사실상 정체돼 있던 RWA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8.12%에서 15.65%로 2.47%p 떨어졌다. BIS 총자본비율도 21.35%에서 17.77%로 3.58%p 하락했다.
분기 흐름을 보면 RWA는 지난해 말 31조12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33조6255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한 뒤 2분기 33조8876억원으로 추가 확대됐다. 상반기 기업여신 성장 과정에서 자본 소모도 함께 커졌다는 의미다.
다만 자본비율 자체는 여전히 감독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을 웃돌고 있다. SC제일은행도 보수적인 자본관리와 유동성 관리를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NPL 늘며 건전성 후퇴…커버리지 181%→119%
이미지 확대보기건전성 지표는 외형 성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6월 말 고정이하여신은 3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2123억원보다 49.8% 증가했다. NPL비율도 0.49%에서 0.71%로 0.22%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81.41%에서 118.75%로 62.66%p 떨어졌다.
국내외 실물경제 성장세 둔화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신규 기업여신 역시 부실 증가분을 웃도는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83%에서 올해 6월 말 0.70%로 오히려 낮아졌다. 전체 연체율도 0.46%에서 0.45%로 소폭 하락했다.
SC제일은행은 앞서 중동전쟁 영향과 개별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에 따라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선제적으로 쌓았던 추가 충당금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상반기 총 충당금 및 충당부채 순전입액은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수신 57.5조로 확대…예대율 86%로 하락
이미지 확대보기반면 자금조달 기반은 큰 폭으로 확대되며 자산증가를 뒷받침했다. 6월 말 예금업무 합계는 57조4940억원으로 지난해 말 51조3923억원보다 11.9% 증가했다. 원화예수금은 45조3642억원에서 51조207억원으로 12.5% 늘었다. 요구불예금도 2조9201억원에서 3조1945억원으로 9.4%, 저축성예금은 42조3814억원에서 47조7689억원으로 12.7% 증가했다. 외화예수금 역시 5조4820억원에서 5조8935억원으로 확대됐다.
수신 증가 속도가 대출 증가 속도를 웃돌면서 원화예대율은 지난해 말 90.11%에서 올해 상반기 86.48%로 낮아졌다.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자산을 늘리면서도 유동성 측면에서는 일정 수준의 여력을 확보한 셈이다.
전체 자산도 큰 폭으로 커졌다. 연결총자산은 6월 말 133조9901억원으로 전년 동기 94조4283억원보다 41.9%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기업여신 확대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늘어난 RWA와 부실여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이광희 체제의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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