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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금융, 정부·기업·투자자의 접점에서 설계되어야 [리챠드윤의 탄소크레딧 이야기⑦]

기사입력 : 2026-06-26 10:05

(최종수정 2026-06-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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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Richard Yoon, Co-Founder & CEO of KIUDA Tech (PVT) LTD이미지 확대보기
Written by Richard Yoon, Co-Founder & CEO of KIUDA Tech (PVT) LTD
기후금융, 정부·기업·투자자의 접점에서 설계되어야 [리챠드윤의 탄소크레딧 이야기⑦]이미지 확대보기

기후금융의 정교한 분류 - 탄소중립의 성패를 결정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한정된 자본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곧 성패를 결정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후금융, 녹색금융, 전환금융, 감축 프로젝트 금융, 적응금융 및 탄소금융이라는 여섯 범주로 자본을 정교하게 체계화하고, 각각의 역할과 리스크, 그리고 목표 달성 기여도를 명확히 이해한 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이러한 체계적 분류 없이는 자본이 안전하고 쉬운 곳으로만 쏠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경제 구조가 저탄소 구조로 전환되는 실제 산업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덩달아 제한된다.

기후금융을 여섯 범주로 정교하게 분류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히 학술적인 개념 정리에 있지 않다. 자본의 흐름을 왜곡 없이 설계하고, 탄소중립이라는 물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조적 장치이다.

만약 정책, 가격, 기술, 운영, 인증·자산화 등 서로 다른 리스크와 시간 구조, 그리고 자산의 본질이 이질적인 여섯 영역을 하나의 ‘친환경 금융’이라는 이름으로 모호하게 묶는다면, 자본 시장은 구조적으로 왜곡될 수밖에 없다. 각 영역은 현금 흐름이 실현되는 시점과 불확실성의 길이가 다르고, 실패 가능성이 발생하는 방식 또한 상이하여 요구되는 자본의 성격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 채 단일 범주로 처리하는 순간, 투자자는 리스크 가격을 잘못 책정하게 되고 정부는 보조금을 잘못 배분하게 되며 시장은 부적절한 프로젝트에 자본을 투입하게 되는 왜곡이 발생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분류가 부재할 때 발생하는 가장 큰 결함은 자본이 '쉬운 곳'으로만 쏠리는 현상이다. 태양광 발전과 같은 녹색금융 자산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수익 구조가 명확하여 자본 유입이 용이하다. 반면, 철강이나 석유화학 산업의 공정을 바꾸는 전환금융은 기술적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매우 크다.

만약 이 둘을 같은 카테고리로 묶어버리면, 자본은 안전한 태양광으로만 쏠리게 되고, 정작 탄소중립의 핵심인 산업 구조의 전환은 방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정치적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물리적으로는 탄소 감축에 실패하는 전형적인 사례가 된다.

기초 데이터–자산화–금융의 3단 레이어를 분리하는 분리 핵심은 탄소금융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크레딧을 금융상품과 혼동하지 않도록 레이어를 구분하는 것이다. (KIUDA 제공 - 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기초 데이터–자산화–금융의 3단 레이어를 분리하는 분리 핵심은 탄소금융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크레딧을 금융상품과 혼동하지 않도록 레이어를 구분하는 것이다. (KIUDA 제공 - AI 생성 이미지)

특히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에서는 기초 데이터–자산화–금융의 3단 레이어를 명확히 분리해야 가격 신호의 왜곡을 방지할 수 있다.

● 기초 데이터 레이어(MRV Layer)는 검증된 온실가스 감축량(tCO₂e)으로서 아직 자산화되지 않은 측정 및 검증된 환경 데이터이다.
● 자산화 레이어(Assetization Layer)는 이러한 감축 데이터를 규칙에 따라 단위화·권리화하여 탄소크레딧이라는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는 영역이다.
● 금융 레이어(Financial Layer)는 이러한 탄소크레딧 자산을 기반으로 거래, 투자, 파생상품이 형성되는 탄소금융 영역이다.

이 구조에서 핵심은 탄소금융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크레딧이라는 환경 속성 상품과 이를 기초 자산으로 한 탄소크레딧 선물 & 옵션 금융상품과 혼동하지 않도록 레이어를 구분하는 것이다.

탄소크레딧은 ‘감축량’이라는 실물을 단위화·계량화하여 형성된 자산이며, 이를 단순한 ESG 금융상품의 일부로 취급하는 순간 가격 결정 기준이 MRV 데이터에서 이탈하게 된다. 그 결과, 실제 감축 성과가 아니라 마케팅적 서사와 기대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는 투기적 버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금융 레이어가 기초 데이터 및 자산화 레이어 위에 독립적으로 구축되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는 ‘감축량’이 아니라 ‘스토리’가 거래되는 구조로 전이되며, 이는 결국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 전체의 가격 신호를 훼손하고 시스템 신뢰도를 붕괴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왜곡은 기후금융과 ESG 금융을 동일한 범주로 혼용하는 데서 더욱 심화된다. 한편, 기후금융은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물리적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금융이고, ESG 금융은 기업의 비재무적 평가 요소를 기준으로 투자 대상을 선택하는 금융이다. 즉 기후금융은 ‘탄소를 실제로 줄이기 위한 돈’이고, ESG 금융은 ‘ESG 평가가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돈’이다.

기업의 전략적 측면에서도 이러한 구분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정교한 구분 없이 탄소크레딧 구매만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단기적으로 ESG 점수를 높일 수 있을지 모르나, 중장기적으로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기업지속가능실사지침(CSDDD) 같은 강력한 실제 배출량 기반 규제에 직면하여 몰락하게 된다. 구분이 없는 기후금융은 기업에게 '착시 현상'을 심어주어, 반드시 실행해야 할 설비 전환(CAPEX) 투자 시기를 놓치게 만든다.

기후금융은 자본을 감축이 발생하는 영역으로 유도하는 구조이며, 다섯 금융 축이 함께 작동할 때 탄소중립은 현실화된다. (KIUDA 제공 - 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기후금융은 자본을 감축이 발생하는 영역으로 유도하는 구조이며, 다섯 금융 축이 함께 작동할 때 탄소중립은 현실화된다. (KIUDA 제공 - AI 생성 이미지)

기후금융은 구조다 - 자본을 강제하는 다섯 개의 톱니바퀴

기후금융은 단순한 자금 지원 체계가 아니라, 자본의 흐름을 특정 방향으로 강제하기 위한 구조적 설계이다. 이 구조는 녹색금융, 전환금융, 감축 프로젝트 금융, 적응금융, 탄소금융의 다섯 축으로 구성된다.

녹색금융은 이미 저탄소성이 확보된 산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영역이며, 전환금융은 고탄소 산업이 저탄소 구조로 이동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영역이다. 감축 프로젝트 금융은 실제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자본을 투입하여 감축 성과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영역이고, 적응금융은 기후 리스크에 대한 사회·경제적 회복력을 강화하는 영역이다. 탄소금융은 이러한 감축 결과를 자산화하여 가격을 부여하고 시장에서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영역이다.

결국 기후금융은 한정된 자본이 안전한 영역으로만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고, 감축이 실제로 발생하는 영역으로 자본을 구조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다층적 설계이며, 이 다섯 개의 금융 축이 동시에 맞물려 작동할 때에만 탄소중립은 현실적인 경제 시스템으로 구현될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금융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감축의 생산 → 감축이 실제로 발생함, 전환 → 감축이 측정·정량화됨 (tCO₂ 단위로 변환), 축적 → 검증되고 기록되어 자산화 가능한 상태로 누적됨, 가격화 → 시장에서 거래되며 가격이 형성됨, 리스크 대응 → 금융적으로 헤지·재배치되어 이어지는 하나의 연속된 가치사슬을 구성하며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각 금융 범주는 생산, 전환, 검증·등록·자산화, 가격 형성, 리스크 대응이라는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동일한 흐름 안에서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되며, 이때 자본은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감축의 생성과 확산, 산업 전환의 가속, 그리고 기후 리스크 관리까지 포괄하는 통합적 실행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능 분리와 구조적 정합성이 결합될 때 제한된 자본은 가장 높은 기후적 효과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수렴하며, 기후금융은 정책적 개념을 넘어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완성된다.

기후금융은 이해관계자마다 다르게 작동하는 시스템이며, 관점이 정렬되지 않으면 탄소중립은 달성될 수 없다. (KIUDA 제공 - 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기후금융은 이해관계자마다 다르게 작동하는 시스템이며, 관점이 정렬되지 않으면 탄소중립은 달성될 수 없다. (KIUDA 제공 - AI 생성 이미지)

기후금융의 세 가지 언어: 정책·생존·투자의 접점을 찾아서

기후금융은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별로 서로 다른 언어로 해석되는 복합적인 시스템이다. 정부에게는 정책 목표 달성의 도구이고, 기업에게는 생존과 성장 전략의 핵심 수단이며, 투자자에게는 수익과 리스크의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정책, 산업, 자본이 서로 충돌하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후금융의 5대 축 — 녹색금융, 전환금융, 감축 프로젝트 금융, 적응금융 및 탄소금융 — 이 각각의 주체에게 어떤 의미로 작동하는지를 구조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본과 정책을 설계하는 주체는 단일 행위자가 아니라, 정부·기업·투자자의 역할 위에 ‘시장 설계자(Market Architect)’가 결합된 구조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러한 계층적 설계 없이는 기후금융은 작동하지 않는다.

동일한 기후금융이라는 용어도 그것을 다루는 주체에 따라 전혀 다른 언어로 해석된다. 투자자에게는 수익과 리스크의 문제이고, 정부에게는 정책적 목표 달성의 수단이며, 기업에게는 사활이 걸린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추진되는 탄소중립 전략은 이해관계자 간의 충돌을 야기할 뿐이다.

따라서 기후금융의 5대 핵심 축이 각 주체에게 어떤 실무적 의미로 작동하는지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1. 정부 관점-가격을 설계하는 거버넌스
정부 관점에서 기후금융은 국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통제와 유도의 도구이며, 그 핵심은 자본이 이동할 기준을 설계하는 데 있다. 정부는 녹색분류체계(Taxonomy)를 통해 어떤 경제활동이 ‘녹색’으로 인정되는지를 규정함으로써 자본의 방향성을 구조적으로 설정한다.

전환금융은 기존 기간산업이 급격한 붕괴 없이 저탄소 구조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산업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작동한다. 즉 기후금융은 단순한 금융 지원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의 전환 속도와 충격을 관리하는 정책 도구로 기능한다.

따라서 정부에게 기후금융은 단순한 금융 지원 정책이 아니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산업 구조와 자본 흐름, 그리고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을 동시에 설계하고 운영하는 거버넌스의 영역이다.

이러한 정책적 설계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탄소에 대한 명확한 가격 신호가 필요하며, 이 지점에서 배출권거래제(ETS)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ETS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탄소에 가격을 부여하는 정책 기반 시장 메커니즘으로, 감축 활동의 경제적 가치를 수치화하고 시장의 기준선을 형성한다.

이 가격 신호가 존재해야만 탄소금융이 비로소 성립할 수 있는데, 탄소금융은 탄소를 기준으로 미래 현금흐름과 투자 가치를 평가하는 금융 구조이다. 다시 말해, 탄소에 가격이 없으면 감축 1톤의 경제적 가치는 불확실 상태로 남게 되며, 수익성과 리스크가 계량화되지 않는 한 금융상품 구조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가격이 부재한 탄소크레딧은 자산으로 기능할 수 없고, 자산화되지 못한 대상 위에서는 금융 역시 작동할 수 없는 구조이다.

이때 탄소크레딧은 실제 검증된 감축 성과를 단위화하여 소유권 형태로 전환한 기초 자산이며,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기본 상품으로 기능한다. 탄소금융은 이러한 기초 자산에 가격을 부여하고 유통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자본이 실제 감축 결과를 따라 흐를 수 있도록 만드는 영역이다.

2. 기업 관점-비용이 아닌 옵션과 자산의 문제
기업 관점에서 기후금융은 단순한 금융 조달 수단을 넘어 생존 전략이자 사업 전략의 집약체이다. 녹색금융은 저금리 자금 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효율적 통로이며, 전환금융은 공정 전환과 기술 투자 등 대규모 설비 투자(CAPEX)를 위한 필수 자본이다.

탄소금융에 대해서도 기업의 인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탄소를 비용으로만 인식했다면, 현재는 감축 실적을 자산화하여 새로운 수익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감축이 자동적으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감축 비용이 탄소세, 탄소배출권 혹은 탄소크레딧 가격보다 낮을 경우에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감축은 여전히 비용으로 작용한다. 즉 기업에게 감축은 확정된 수익원이 아니라 가격 조건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전략적 옵션이다.

예를 들어 국제감축사업을 통해 조림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기업은 목재 생산을 통한 임업 수익과 함께 해당 사업에서 발생하는 탄소 흡수량을 기반으로 탄소크레딧을 발행하여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 경우 감축 프로젝트는 단순한 환경 활동이 아니라 감축 발생의 물리적 기반이자 장기 가치와 옵션성을 내재한 기초자산인 토지, 목재, 탄소크레딧이라는 복수의 자산을 동시에 창출하는 실물 기반 사업이 된다.

결국 기업에게 기후금융의 수용 여부는 단순한 규제 대응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자산 시장과 사업 모델에 참여할 것인지의 문제이며, 이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 경로를 결정짓는 전략적 선택이 된다.

3. 투자자 관점-규제 기반 원자재/상품 시장으로서의 탄소크레딧
투자자 관점에서 기후금융은 철저하게 자본 배분의 논리를 따르는 금융이다. 녹색금융은 정책적 프리미엄이 반영된 저위험 자산으로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의 기반이 되며, 전환금융은 정책 불확실성과 기술 리스크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큰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분류된다.

감축 프로젝트 금융은 개별 프로젝트의 현금흐름과 탄소크레딧 발행 가능성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되는 자산으로서, 인프라 투자와 유사한 중위험·중수익 자산의 성격을 가진다.

특히 탄소금융 영역에서 투자자들은 이를 단순한 ESG 이행 수단이 아니라, 가격 변동성을 가진 ‘규제 기반 원자재/상품 시장’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자본의 흐름은 기후 정의라는 가치보다 수익률과 리스크라는 계량적 지표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후금융의 성공은 자본 흐름의 구조에 있다 - 감축과 적응의 이원 구조

앞서 살펴본 녹색금융, 전환금융, 감축 프로젝트 금융 및 탄소금융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공통적으로 가격 형성과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시장 메커니즘 안에서 작동할 수 있는 영역이다. 즉, 탄소 가격정책 인센티브, 또는 프로젝트 수익을 통해 자본이 유입되고 재투자가 이루어지는 구조를 가진다.

반면 적응금융은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를 완화하고 사회적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 영역으로, 물, 식량, 도시, 인프라, 재난 대응 등 공공적 성격이 강한 분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영역은 직접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피해 회피와 시스템 안정성 확보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감축 사업과 같이 명확한 가격 신호나 시장 기반 수익 구조를 형성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적응금융은 단독으로 시장 수익률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며, 민간 자본이 자발적으로 유입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적응금융은 공공 재정, 개발금융, 다자개발은행(MDB), 국제기구 자금 등과 결합된 Blended Finance 구조를 통해 자본이 공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적응금융은 ‘수익이 없는 영역’이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만으로는 충분한 자본 공급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가진 영역이며, 앞서 설명한 시장 기반 기후금융 영역과는 달리 공공재적 성격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하는 별도의 금융 레이어로 이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기후금융은 순환 구조 설계의 문제이다. 기후금융은 개별 금융상품의 집합이 아니라, 자본 유입 → 감축 → 검증 → 자산화 → 가격 형성 → 자본 회수 → 재투자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설계하는 문제이다.

이 구조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가격 메커니즘을 설계하고, 기업은 감축을 통해 자산을 만들어내며, 투자자는 가격과 리스크를 기반으로 자본을 배분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흐름을 하나의 시장 구조로 통합하는 역할이 바로 ‘시장 설계자(Market Architect)’이다. 이 계층적 구조가 정합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기후금융은 정책이 아니라 작동하는 시장 시스템으로 전환된다.

결론 - 기후금융은 ‘자본 흐름의 설계’이다

기후금융의 다섯 축은 개별 금융 영역의 나열이 아니라, 자본이 감축·전환·자산화·가격화·적응으로 흐르도록 설계된 하나의 통합 시스템이다.

이 구조에서
● 정부는 기준(Taxonomy)과 가격(탄소시장)을 설정하여 시장의 방향을 정의하고,
● 기업은 감축과 전환을 통해 자산을 생성하며,
● 투자자는 가격과 리스크를 기준으로 자본을 배분한다.

각 주체의 역할은 다르지만, 이들이 분리되어 작동할 경우 자본은 감축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기후금융의 핵심은 개별 정책이나 금융상품이 아니라, 자본 유입 → 감축 → 검증 → 자산화 → 가격 형성 → 자본 회수 → 재투자로 이어지는 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때
● 녹색금융은 자본 유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 전환금융은 산업 구조 전환을 가능하게 하며,
● 감축 프로젝트 금융은 실제 감축을 실행하고,
● 탄소금융은 가격과 유동성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며,
● 적응금융은 시스템 리스크를 완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결국 기후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은 정책, 산업, 투자, 시장이 분리된 영역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구조 안에서 자본이 감축, 전환, 그리고 회복력 강화로 연속적으로 선순환으로 흐르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구조적 설계가 갖춰질 때 비로소 기후금융은 단순한 자금 조달 수단을 넘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실행 메커니즘으로 기능하게 된다.

이와 같은 구조가 정립되는 순간, 기후금융은 단순한 비용 대응이나 규제 준수의 영역을 넘어 실물 감축과 직접 연결된 신규 자산 시장을 형성하는 수익 창출 인프라로 전환된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 감축의 생산–검증–자산화–가격 형성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이 제도적으로 고정될 경우, 금융기관과 투자자는 기존 금융상품과는 다른 실물 기반 수익원과 반복 가능한 투자 기회에 접근하게 된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선점의 문제이며, 이 구조에 조기에 진입하는 주체가 향후 시장의 가격 결정력과 자산 축적을 주도하게 된다.

리차드윤 KIUDA 창업자는
한양대를 졸업하고 호주 시드니대학교에서 경제·마케팅 분야 전문교육과정(CCE)을 이수했다. 호주 맥쿼리대학교 대학원에서 응용금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뉴질랜드 매시대학교 대학원에서 은행학으로 전문과정(PGD)을 이수했다. 뉴질랜드 웨스트팩은행(Westpac Bank) 수석매니저, ANZ 내셔널은행 아시안사업부 본부장, 핀란드 페라툼은행(Ferratum Bank)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총괄, SK증권 디지털금융사업부 대표 및 고문을 역임했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탄소크레딧 관리 플랫폼 인프라 (Carbon d-MRV System x Carbon Registry x Carbon Exchange) 개발한 KIUDA DHP LTD를 공동 창업해 현재 최고경영자를 맡으면서, KIUDA JV팀과 함께 아프리카, 남미, 중동, 남아시아 및 서아시아에 위치한 국가에 플랫폼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있다.

리챠드윤 (Co-Founder & CEO of KIUDA Tech (PVT)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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