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중 종합건설사는 195곳, 전문건설사는 1052곳이다. 전문건설사 비중이 높다는 것은 많은 영세 사업자들이 문을 닫았다는 것을 뜻한다.
전체 폐업의 약 40%가 수요 기반이 약해 미분양 부담이 크고 자금 회전도 더딘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건설업 특성상 사업 지연이 곧바로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는 구조로, 미분양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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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번 위기가 단순한 시장 조정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파생된 공사비 급등과 PF 경색, 고금리·지방 미분양 악화가 동시에 겹친 복합 위기다.
특히 중소 전문건설사는 원가 상승분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하다. 대형사처럼 사업 포트폴리오로 리스크를 분산할 수도 없다. 결국 가장 약한 고리부터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작은 전문건설사를 운영하고 있는 권모(38살·남)씨는 “하청건설사들은 사실상 하루살이다. 예를 들어 공사대금 결제일이 업체마다 정해져 있는데, 요즘은 대금조차 제때 들어오지 않아 직원 월급도 한두달 밀려서 주고 있다”며 “수금이 막히다 보니 자금 흐름 자체가 완전히 꼬인 상황이다. 우리 회사만봐도 일거리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70% 이상 줄었고, 그나마 버티던 유지보수 물량도 감소하는 추세로 하루하루 폐업을 고민하고 있지만 다른 재능이 없어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위기는 중소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 건설업계 전반에서는 조직 슬림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국내5대 건설사 직원 수는 1년 새 2000명 넘게 감소했다.
DL이앤씨의 감소 폭이 가장 컸고, GS건설·대우건설·현대건설 도 인력 축소 흐름에 들어갔다.
신규 채용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포스코이앤씨는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고, DL이앤씨 역시 2023년 이후 사실상 공개 채용을 멈춘 상태다.
문제는 인력 감축 대부분이 ‘현장 중심’ 기간제 노동자라는 것이다. 공사 현장이 줄어들면서 현장 직원들과 계약을 종료한 것인데, 단순하게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꾀할 수는 있으나 이는 ‘현장 숙련도’의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
건설업은 단순히 집을 짓는 산업이 아니다. 자재·운송·설비·인력 등 수많은 산업과 연결돼 있다. 이는 건설산업 자체가 국내 소비·투자·고용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국내 경기가 살아야 함께 움직이는 산업이라는 의미다. 결국 건설 침체가 장기화되면 지역 일자리와 소비까지 함께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건설업계 상황을 모르는 건 아니다. 공공발주·미분양 주택 매입 등으로 불황 늪에 빠진 건설업계를 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다만 시장 자율에만 맡기기엔 위기 강도가 너무 커졌다.
최근처럼 건설업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의 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중동 리스크에 따른 유가·물류비 상승까지 본격 반영되면 공사비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건설사 신용등급 하락과 금융권 보수 심리까지 겹치면 자금 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 전반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며 건설 생태계 자체가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무조건적인 지원정책은 경계해야 하지만, 최소한 연쇄 부도와 산업 기반 붕괴를 막기 위한 안전판은 필요하다. 정상 사업장에 대한 선별적 PF 지원과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 공공 발주 확대 등 현실적인 대응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
숙련 인력과 협력업체 생태계가 무너지면 단순히 기업 몇 곳이 사라지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장을 지탱해온 기술자와 기능공, 수십년간 축적된 시공 경험과 산업 노하우까지 함께 사라질 수 있다.
이는 결국 건설업계를 떠받쳐온 국가적 인력 자산을 잃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번 붕괴된 산업 생태계는 다시 복원하기 어렵다.
시장 원리를 존중하되 산업 기반 붕괴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은 정부의 판단과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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