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 안전 최우선 기조…이사회가 직접 챙긴다
올해 주총에서 가장 두드러진 공통 키워드는 단연 '안전'이다.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한목소리로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일부 기업은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거나 안전 관련 의사결정 권한을 이사회 수준으로 격상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 현장 안전 관리가 단순한 실무 영역을 넘어 기업의 핵심 경영 리스크로 자리 잡으면서 나타난 변화다. 각 사 대표들은 주총에서 "안전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입을 모으며, 사고 예방 중심의 체계 구축과 현장 밀착형 안전관리 강화를 약속했다.
◇ 원전·SMR·데이터센터…에너지 밸류체인으로 확장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데이터센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EPC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수주 목표는 18조6000억원으로, 에너지솔루션과 모듈러 등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현대건설은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을 양대 축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한편,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올해 수주 목표는 33조4000억원으로, 미국 홀텍사의 SMR-300 EPC 계약을 비롯해 불가리아·미국 텍사스 대형원전 프로젝트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는 SMR, 친환경 발전,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등 에너지 전환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발전사업과 연계한 디벨로퍼 역량 강화를 병행하는 동시에 핵심권역 정비사업과 데이터센터 등 유망 분야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GS건설은 수처리, 모듈러, 친환경 인프라 등 신사업을 확장하고 데이터센터 및 해외 인프라 투자 개발사업을 병행하며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1조5000억원으로, 해외 도시개발과 모듈러 사업에서 수익 창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6일 주총을 마친 대우건설도 체질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플랜트·에너지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해외사업 비중을 높여 변동성이 큰 국내 주택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계획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 수주 경쟁력 회복과 신사업 발굴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주주환원 정책 강화
주주환원 정책도 이번 주총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대형 건설사들은 배당 성향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한편 자사주 소각 또는 매입을 병행하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잇따라 내놨다. 건설업 특유의 실적 변동성과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DL이앤씨와 GS건설은 주주환원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투자자 신뢰 확보에 적극 나섰다.
◇ 사외이사 전문성 강화…지배구조 투명성 높인다
지배구조 개선도 이번 주총의 눈에 띄는 흐름이었다.각 사는 노동, 안전, 재무,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해 이사회 전문성을 보강했다.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독립성도 함께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건설사는 단순 시공사가 아니라 에너지·인프라·투자 사업자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에 맞춰 이사회 구성도 산업 전반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 중"이라고 말했다.
◇ '주택 의존 탈피'…건설사 체질 전환 본격화
이번 주총 시즌을 통해 확인된 공통 메시지는 뚜렷하다.안전 중심 경영을 토대로 에너지·인프라 분야의 미래사업을 확장하고,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쌓겠다는 것이다. 건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주택 중심'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전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올해는 국내 건설업계 체질 변화의 분기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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