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주선 대표는 메모리·디스플레이 등에서 쌓은 성공 DNA를 바탕으로 회사를 차근차근 다져왔다.
삼성SDI 주가는 지난 10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처음 30만 원 선을 돌파하고, 29만 원 선에서 등락을 오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황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흐름이다. 하반기 연이어 들려온 ESS 수주 낭보가 주효했다.
삼성SDI는 지난 6월 독일 상업용 ESS 전문업체 테스볼트와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고객사 확보에 잇따라 성공했다.
또한, 최근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약 2조 원 규모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미국 수주는 의미가 크다. 그동안 주력했던 삼원계(NCA) 배터리 대신 올해 최 대표가 강조해온 LFP 배터리로 수주를 따냈다는 점에서 제품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ESS 사업 확대는 최주선 대표가 올해부터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핵심 과업이다. 삼성SDI ESS 수주는 최 대표가 직접 전략 수립부터 고객 세일즈까지 전방위에 걸쳐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부터 삼성SDI를 이끄는 최주선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박사 과정을 거친 기술 전문가다.
최주선 대표는 삼성전자 시절, 메모리·디스플레이 등 핵심 사업 발전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DS 부문 미주총괄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그가 삼성SDI 대표로 내정된 배경에는 그간 쌓아온 성공 노하우와 리더십이 있다. 삼성 미래 먹거리이자 핵심 계열사인 삼성SDI 혁신과 기업 가치 제고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하지만 취임 초기부터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 결정은 주주들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당시 삼성SDI는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이 겹친 상황이었다. 최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기술과 실력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시행 직후인 3월 주가는 18만 원대로 떨어졌고, 6월에는 15만7,700원으로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ESS 수주 영향으로 주가가 회복되는 등 최주선 대표 약속이 점차 현실화했다.
취임 2년 차를 맞는 내년은 최주선 대표에게 ESS 사업 확대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중국산 LFP 배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내년에 미국 정부가 중국산 LFP 배터리에 대해 약 60%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이는 삼성SDI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광수 부사장을 구매팀장으로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최 대표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인물로, 제품 원가 절감과 품질 강화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도 최 대표 성공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생산 측면에서는 ESS 전용 생산 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은 당초 전기차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으나 ESS 전용 생산라인으로 전환 중이다. 지난 10월 ESS용 NCA 기반 배터리 라인을 가동했고, 내년 4분기에는 LFP 기반 ESS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 현지 ESS 생산능력은 올해 6~7GWh 수준에서 내년 말 약 30GWh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생산 역량 확대를 바탕으로 삼성SDI는 테슬라와 약 3조 원 규모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미국의 넥스트에라에너지, DTE에너지 등 주요 에너지 기업과의 수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생각보다 장기화하고 있는 배터리 불황 계곡에서 최주선 대표가 자신만의 리더십과 전략으로 또 다른 성공방정식을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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