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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2(월)

김준구 웹툰엔터 대표 “좋아하는 일 하면 무한한 에너지 나와”

기사입력 : 2025-1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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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직접 소통” 현장 리더십
나스닥 상장 때 ‘창업자’로 기재

▲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이사
▲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는 경영에서 애정과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플랫폼 성공은 기술이나 전략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사람에 대한 진심 어린 ‘덕질’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성공한 덕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9,000권 정도 만화책을 소장할 정도 만화광으로, 각 권마다 소장용·독서용으로 여러 부를 마련할 만큼 열정이 깊다. 어릴 적부터 만화를 사랑한 그는 네이버 입사 후 신생 웹툰 서비스를 자청해 맡으며 지금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키워냈다.

네이버 말단 개발자로 입사했을 당시 웹툰 사업은 비중이 작고 주목받지 못하던 분야였다. 그럼에도 평사원 시절 “만화가 재밌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사업 책임을 자청한 그는 작가 발굴과 요일제 도입 같은 혁신을 통해 웹툰을 대중화했다.

특히 직접 작가들을 찾아 전국으로 원고 독촉을 다니는 등 현장형 리더십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기안84는 이말년(침착맨) 유튜브 채널에서 김 대표를 “내 삶의 큰 은인, 인생의 물꼬를 터준 분”이라고 소개하며 관련 일화를 전했다.

기안84는 “말년이형이랑 둘이 살다가 형 장가가고 혼자 원주 가서 지냈는데, 오토바이 타고 바람 쐬고 다니다가 결국 마감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때 김 대표에게서 전화가 왔고, 기안 84는 “형이 ‘너 어디니? 딱 기다리고 있어라’ 하더니 강원도까지 차를 몰고 왔다. 내 삶의 은인인데 차마 볼 자신이 없어서 도망가려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잡혀서 ‘패션왕’을 연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말년 작가 웹툰에는 ‘마감 엄수’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은 김 대표가 등장하기도 한다. 해당 컷에는 김 대표를 “김준구. 네이버웹툰 담당자. 작가들을 참기름 짜듯이 쥐어짜 만화를 그리게 하는 장본인. 평상시엔 온화하나 만화 한 주 빵구나면 악마로 돌변한다. 기안84의 천적”이라는 설명도 담겨 있다.

김 대표는 론칭 초기 하루 3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하는 날이 많았음에도 “만화를 좋아하니 힘든 줄 몰랐다”고 회상한다. 그는 “새로운 콘텐츠를 더 보고 싶다는 개인적 욕망에서 시작했다”며 애정과 열정이 용기와 에너지 원천이라고 했다. 이러한 열정은 문피아 인수와 IP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져 웹툰과 웹소설 연계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열정은 국경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확장됐다. 일본에서 라인망가 성공과 미국 시장 공략이 그렇게 이뤄졌다. 김 대표 덕질 철학이 웹툰을 단순 플랫폼이 아닌 세계적 IP 제국으로 키운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결국 그는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며 글로벌 CEO로서 입지를 다졌다.

김 대표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모든 것을 세워 올리고 현재 위상으로 기업을 키워낸 인물로 꼽힌다. 이런 공로를 반영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신고서에 그의 직책을 ‘창업자(Founder)’로 적었다.

나스닥 상장 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웹툰을 시작할 때부터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꿨다”며 “훌륭한 작품과 작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100년 기업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과거 한 교수가 “웹툰 작가가 무슨 만화냐”라고 했던 발언을 떠올리며 그 말이 오히려 자신을 다잡게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웹툰을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문화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도 함께 밝혔다.

김 대표는 북미 ‘웹코믹 레전드’ 공모전을 통해 직원들에게 “작가들 열정이 글로벌 IP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디즈니 제휴 성공 이후에도 그는 “작가와의 애정 공감대가 진짜 경쟁력”이라고 역설하며 현장 방문을 통해 조직 문화를 다졌다.

김 대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 무한한 에너지가 나온다. 애정과 열정이 없으면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어떤 일을 하든 여러분이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강조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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