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현재 시장 풍경은 정책 의도와는 거리가 멀다.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양극화는 오히려 더 확대됐다.
강남·서초·송파, 그리고 용산과 한강벨트 핵심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하루하루마다 신고가를 갱신한 지역을 살펴보면 강남3구와 용산은 여전히 상승 폭을 넓혀가고 있다.
반면, 그 외 지역은 상승률이 미미하거나 거래가 끊겼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서울은 상승, 지방은 하락이라는 대비가 더욱 선명하다. 규제가 집값을 누르기보다, ‘오를 곳을 더 선명하게 찍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수억 원의 현금이 필요해졌고, 이는 곧 ‘살 수 있는 집이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접근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바뀌었다.
이 여파는 임대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실거주 의무 강화와 대출 규제로 전세 물량은 줄고, 월세 전환은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지만, 현장은 매매를 포기한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몰리면서 서민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공급 물량은 총 5만9700호다. 공급 방식은 도심 개발 4만4000호, 노후청사 복합개발 1만호, 신규 공공주택지구 6000호로 나뉜다.
공급 확대 기조를 분명히 했다는 정책적 신호는 확실하지만, 별개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핵심 물량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현 정부는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규제부터 쏟아냈다”며 “결과적으로 잘사는 지역은 더 잘살게 만들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더 움츠러들게 했다”고 꼬집었다. 정책이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계층과 지역을 갈라놓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값 정책이 곧 인구·사회 정책이다. 청년층과 무주택 서민에게 주거 문제는 결혼과 출산, 나아가 삶의 선택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순히 투기 수요·집값 상승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실수요의 숨통까지 죄는 정책은 결국 사회 전반의 불안으로 되돌아온다.
10·15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110일이 지났지만, 답은 아직까지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가동과 보유세 조정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규제가 중첩되는 이중 규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15 대책으로 거래·대출·지역을 동시에 묶은 상황에서 세금 규제까지 더해질 경우, 집값 시세가 하락조정이 되는 것 아닌 거래 마비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다수의 부동산전문가들도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될수록 수요는 분산되지 않고 오히려 상급지의 똘똘한 한 채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다주택 보유의 비용이 급격히 높아지면 자산가들은 주택 수를 줄이게 되고, 강남·용산·한강변 등 이미 수요가 집중된 곳은 크게 상승하게 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주택이 거주를 위한 생활재가 아니라, 계층과 지위를 상징하는 ‘지위재’로 변질될 위험이다.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현 정부의 10·15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행이 현실이 된다면 미래는 안봐도 뻔하다. 이미 강남 등 주요입지에 거주하는 사람은 더욱더 단단하게 될 것”이라며 “그외 강북지역과 더불어 지방은 거래절벽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거사다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서민의 입장에서 정말로 원치 않는 귀족사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접근 가능한 계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규제가 집값을 내리기보다는 돈 있는 사람만 살 수 있는 특권의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10·15부동산 대책의 구조는 집값안정과는 달리 현금이 많고 적은 사람의 격차를 벌리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10·15 대책이 발동된지 110일 지난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규제가 겹쳐 작동할 때 나타나는 결과를 점검하고, 문제점과 부작용을 밝히고 새로운 대책 및 규제를 꺼내놔야 하는 시점이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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