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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3(월)

4000 돌파 코스피에 예적금 매력 '뚝'…우리은행, 저원가성수신 4조↓ [은행은 지금]

기사입력 : 2025-11-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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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요구불예금 20조원 급감…3분기 이후 가팔라진 속도
증시로 흘러간 저원가성 수신, 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
금리 높이고 맞춤상품 도입하며 4분기 대비하는 은행들

신한은행 딜링룸 모습 (2025.10.31) / 사진제공=신한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신한은행 딜링룸 모습 (2025.10.31) / 사진제공=신한은행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이재명정부가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의 대전환을 천명하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이후, 10월 이후 코스피는 4000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내달리고 있다.

이에 맞물려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가 갈수록 매력을 잃으면서,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핵심 저원가성예금 비중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예금자보호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리며 저축은행 중심으로 머니무브가 예상됐지만, 예상과 달리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7~9)까지는 아직까지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치솟지 않으면서 방어에 성공한 모습이었지만, 9월 이후로는 은행들의 핵심예금이 감소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저원가성 예금이란 은행이 0.1%대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다. 요구불예금,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저원가성 예금의 감소는 은행들의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2분기까지 고공행진한 저원가성 예금, 임베디드 금융 경쟁도 활활
올해 3분기 기준 5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저원가성 예금(핵심예금·MMDA) 총액은 6791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전년동기 633조원보다 약 7%가량 늘어난 수치다. 비율의 경우 5대은행의 평균 지난해 3분기 35.79%에서 38%까지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증시는 계엄정국과 관세 쇼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202512일 기준 코스피는 2399.49포인트로, 코스피가 약 2300~2400 사이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보였다. 질주하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처도 주춤하면서, 자금들은 안정적으로 3%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 예·적금으로 몰렸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규모는 한 달새 7조원가량 불어난 687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그러나 정국이 안정되고,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자 투자자들은 장기예금 대신 MMDA를 비롯한 단기성 예치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분기 주요 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은 전분기 대비 일제히 큰 폭으로 늘었다. 국민은행이 전년동기 대비 5조원가량 늘어난 1562000억원(41.1%)으로 증가폭이 컸고, 신한은행은 2조원가량 늘어난 1341000억원(37.5%), 하나은행 1205000억원(33.3%), 우리은행 1279000억원(37.0%), 농협은행 1197000억원(36.1%) 등으로 모두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 지방은행에서도 부산은행과 전북은행, 광주은행 등이 전분기 대비 가파른 상승폭을 보였다.

KB국민은행-스타벅스 제휴 광고 화면 / 사진제공=KB국민은행이미지 확대보기
KB국민은행-스타벅스 제휴 광고 화면 / 사진제공=KB국민은행


은행들은 임베디드 금융 도입을 앞다퉈 서두르면서 저원가성 수신 확보 경쟁에 불을 붙였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비금융 기업이 자사 플랫폼에 금융 서비스를 통합하여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기존의 금융 서비스가 비금융 기업의 플랫폼 내에 내장돼 소비자 편의성을 강화해주는 형태다. 임베디드 금융은 거액의 요구불예금을 빠르게 유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은행들의 비용 조달에도 도움이 된다.

국민은행은 스타벅스와의 제휴를 통해 ‘KB 별별통장‘KB 스타벅스 계좌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국민은행 계좌를 이용하면 스타벅스 앱 내에 최초 도입되는 계좌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계좌번호 입력 없이 편리하게 결제수단으로 등록할 수 있는 식이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 금융 플랫폼인 모니모와 협업을 통해 모니모 앱에서만 개설 가능한 수시입출금통장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도 공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현대제철 'HCORE STORE(에이치코어 스토어)' 입점 판매업체들을 위해 BaaS형 공급망금융 '비대면 판매론 서비스'를 선보였다. 'HCORE STORE'는 현대제철이 운영하는 온라인 철강 판매 플랫폼으로 현대제철의 'HCORE' 브랜드 철강 제품 등을 취급하는 판매업체 중소기업들이 입점해 있다. '판매론'은 전자방식 대출을 통해 판매기업과 구매기업의 자금흐름에 도움을 주는 금융상품이다.

국내 주요은행 저원가성 예금(핵심예금, MMDA 등) 및 전체 원화예수금 대비 비율 변동 추이 (단위: 조원,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주요은행 저원가성 예금(핵심예금, MMDA 등) 및 전체 원화예수금 대비 비율 변동 추이 (단위: 조원, %)


7월 이후 치솟은 코스피, 10월까지 20조 넘게 빠진 저원가성 예금


그러나 3분기 이후 코스피가 전고점을 뚫고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은행에 묶여있던 자금들은 빠르게 주식시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기준 6495330억원으로, 9월 말(6697238억원)과 비교해 201908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대기성 자금이 주식시장 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0일 기준 80625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른 상태다.

이런 움직임은 3분기 일부 은행에서 이미 나타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2분기 1322000억원 규모에서 3분기 1283000억원 규모로 4조원가량 줄어 시중은행 중 감소폭이 가장 컸고, 지방은행에서는 광주은행이 2분기 69000억원 규모에서 6조원대로 줄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전분기 대비 늘었지만 전체 비율이 하락했다. 전체 예수금 대비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따져보면 하나은행이 33.1%에서 32.9%, 우리은행이 37.7%에서 37.3%, 농협은행이 35%에서 34%, 광주은행이 36.1%에서 34.4%, 전북은행이 38.41%에서 37.9%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40.6%에서 42.3%, 신한은행은 37.6%에서 38.1%로 각각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말 출시한 '모두 다 하나통장' 프로모션 / 사진제공=하나은행이미지 확대보기
하나은행이 지난달 말 출시한 '모두 다 하나통장' 프로모션 / 사진제공=하나은행


예금금리 인상, 특판 확대…유동성 사수 나선 은행권


은행권에서는 예수금 급감을 막고 유동성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원가성예금 증대에 성공한 국민은행은 기존 임베디드금융 포트폴리오에 더해, 올해 3월에는 빗썸과의 제휴를 통한 가상자산 실명계좌 제휴를 체결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신한은행도 ‘땡겨요’를 비롯한 비금융 제휴 및 온오프라인 연동 서비스 확대가 예수금 방어의 비결로 꼽혔다.

예금금리를 높이는 경향도 보였는데, 하나은행은 지난달 23'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높였다. 지난달 30일에는 하나은행 입출금계좌에 증권계좌를 결합한 모두 다 하나통장을 새롭게 선보이며 고객 유출 방지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모두 다 하나통장은 하나은행 입출금계좌에 증권계좌를 결합한 상품으로, 국내·해외 주식 거래를 모두 지원하며, 증권계좌로 자금을 별도 이체할 필요 없이 하나은행 계좌 잔액으로 바로 주식 거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국민은행 역시 'KB 스타(Star)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의 최고 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0.10%p 높였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삼성전자의 새로운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월렛 머니·포인트의 금융서비스 운영 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 이에 발맞춰 연 최고 3.5% 금리가 주어지는 삼성월렛머니 우리 통장을 선보이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연말은 각종 세금 정산 등의 요인 때문에 기업수신을 비롯한 저원가성 수신이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는 노력 등을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3분기에 실적이나 건전성지표가 어느 정도 개선되긴 했지만, 현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맞추기 위한 재원마련도 필요하기 때문에 상황을 낙관할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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