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5.10.13(월)

매일 12건 발생한 산재…처벌 강화에 중소 건설사 부담 ‘가중’ [2025 국정감사]

기사입력 : 2025-10-13 05: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ad

5년간 산재 2만94건·사망자 210명
중대재해처벌법 유죄 78% 중소기업

▲ 근로자가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이미지 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 근로자가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이미지 투데이
[한국금융신문 왕호준 기자] 최근 5년간 민간 건설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가 하루 평균 12건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유죄판결 중 건설업이 46%, 그중 중소기업이 78%를 차지해 중소건설사의 안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민간 건설사에서 발생한 산재 승인 건수는 총 2만94건이다. 이는 하루 평균 12건꼴로 건설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연도별로는 2021년 2890건(사망 45명·부상 2845명)에서 2022년 3633건(사망 55명· 부상 3578명), 2023년 4862건(사망 37명·부상 4825명), 2024년에는 5863건(사망 40명·부상 5823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에는 상반기까지 2846건(사망 33명·부상 2813명)에 달했다.

산재로 인한 사망자는 210명이며 부상자는 1만9884명에 달했다. 5년간 거의 매달 3~4명이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유죄 선고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중처법 시행 이후 이뤄진 법원 판결 37건(2025년 3월 17일 기준) 중 33건(89.2%)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유죄를 선고받은 33건에 나타난 처벌 수준은 ▲실형 5건(15.2%) ▲징역형의 집행유예 26건(78.8%) ▲벌금형 2건(6.1%)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법인의 경우 사건에 따라 500만원에서 20억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17건(46.0%)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29건(78.4%)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중소기업 유죄 판결 29건 중 15건을 건설업이 차지하면서 중소 건설사에 대한 유죄 선고 비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법 위반 조항별로는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 마련(위험성 평가 및 조치)'이 26건(27.1%)으로 가장 많았고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 평가 기준 마련(안전책임자 등 업무 지원)'이 23건(24.0%) 다음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4일 중처법 위반으로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업장 명단을 공표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공표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기업은 국민 모두에게 알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기업 경영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공표 대상은 ▲㈜다움종합건설 ▲㈜홍성건설 ▲㈜토리랜드 ▲환영철강공업㈜ ▲정안철강㈜ ▲㈜영광 ▲㈜우진플라임 등 7곳이다.

이들 업체의 사고 사례를 보면, 지난 2022년 5월 다움종합건설은 충남 천안 물류창고 신축현장에서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했고, 같은 해 6월 홍성건설은 경북 성주군에서 굴착기 사고로 근로자가 숨졌다. 지난해 3월 포항 골프장 확장공사 현장에선 토리랜드가 굴착기 전도사고로 사망자를 냈다.

이외에도 우진플라임에서는 협착 위험 예방 대책 등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아 끼임사고로 근로자가 1명 사망했다. 정안철강에서는 안전한 작업통로 등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로 근로자가 허벅지를 크게 다쳐 1명 사망했다.

건설사 영광에서는 중량물 낙하 위험 방지 대책 등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근로자가 낙하하는 큰 연결관에 맞아 사망했다. 환영철강공업에서는 방호울·덮개를 설치하지 않아 철근강재 관통으로 근로자가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중소 건설사에 산재가 집중되는 현상이 단순히 안전 의식 부족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별도의 안전관리 조직과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지만 중소건설사는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안전관리에 충분히 투자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중소건설사는 대형건설사와 달리 전문 안전요원을 쓸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사고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며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을 기업에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호준 한국금융신문 기자 hjw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왕호준 기자기사 더보기

유통·부동산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