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는 겉으로 보기로는 모범적인 구조를 갖췄다. 하지만 이사회가 경영진 감시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세부 제도는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석화 이사진은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7인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비중이 70%로, 법기준(과반, 최소 3명)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인 최도성 한동대 총장이 맡고 있다.
이사회 내부에는 ESG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경영위원회 등 6개 위원회를 설치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회는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사외이사는 재무·금융, 법률, 정책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여성 이사는 2명이 있다.
사내이사는 기술 전문가인 백종훈 대표이사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고영도 전무,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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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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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경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이름 올리고 있다.
금호석화가 이 같이 모범적인 이사회 구조를 갖춘 건 2021년 이후다.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지분 8.25%)인 박철완 전 상무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때다. 그해 박찬구 회장은 스스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ESG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이듬해 사외이사 의장을 도입했다. 2024년 박 전 상무가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자, 회사는 별도 당기순이익의 30~4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겠다는 정책도 내놓았다.
박찬구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17%.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필요한 국민연금(11%)과 소액주주(51%) 지지를 얻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금호석화가 추진하는 지배구조 선진화는 완성형이라고 보기 어렵다. 회사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중 6개만 지키고 있다. 준수율 40%로 국내 501개 비금융 상장사 평균(55%)에도 못 미친다.
특히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 감시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지 평가하는 세부항목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감사위원회가 기업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별도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 회사는 경영진 부정행위 등 상황이 발생하면 감시위원회가 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고만 밝혔다. 감사위가 지원조직에 대한 인사(동의)권이 없는 점도 독립성 기준에 미달이라는 지적이다.
주주권 보호도 부족하다. 주주 관련 핵심지표 5개 가운데 '배당정책 수립' 1개만 지켰다. ▲주총 4주전 소집공고 ▲전자투표 도입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현금배당 예측가능성 등 주주 편의를 배려하는 항목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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