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고 여파로 KT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KT 주가는 5만800원으로 마감했다. 연중 장중 고점(7월 15일 5만9,200원) 대비 약 14.2% 낮은 수준이다.
이번 주가 조정 배경에는 의문의 무단 소액결제 사고가 있다. KT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경기 광명시 소하·하안동과 서울 금천·영등포구 일대 KT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새벽 시간대 모바일 상품권 구매 등 결제가 이뤄졌다. 원인으로는 불법 초소형 이동기지국(펨토셀) 통신망 침입이 지목됐다.
KT는 피해 발생 기간 동안 “펨토셀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으나, 첫 피해 접수 후 약 12일이 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침해사고를 신고해 늑장 대응 비판을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는 지난 19일 기준 362건, 피해 금액은 2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IMSI)를 포함한 개인정보 유출 5,561명이 확인돼, 지난 4월 말 발생한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와 유사한 양상이 재현됐다.
업계에서는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KT 사건을 더 심각하게 지적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T 주가 변동성과 투자 리스크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T는 그동안 안정적 배당과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며 과거 대비 개선된 밸류에이션 흐름을 보여왔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0.73배로, 2022년 0.52배, 2023년 0.51배, 지난해 0.66배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KT는 지난해 11월 중장기 재무목표와 주주환원 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KT는 오는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누적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영업이익률 9% 달성, 2023년 대비 인공지능(AI)·IT 매출 3배 성장, 비핵심 자산 유동화 등을 추진한다.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과 중장기 수익성 기대감으로 KT는 올해 1월 말 시가총액 기준으로 22년 만에 SK텔레콤을 제치고 통신 업종 ‘대장주’에 오르기도 했다.
1월 24일 KT 주가는 전일 대비 2.96% 상승한 4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시가총액 11조 8,450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SK텔레콤은 5만4,800원(전일 대비 -0.18%)으로, 시가총액 11조7,704억원이었다.
KT가 주주환원 제고를 위해 강조한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돈을 버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주주 입장에서 ROE는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증권가에서는 KT 올해 말 ROE를 10.8%로 전망한다. 2022년 7.99%에서 지난해 2.85%로 하락했으나, 올해 3배가량 증가가 예상된다. 비결은 안정적 배당이었다.
지난해부터 분기 배당제를 도입한 KT는 올해 2분기 주당 배당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600원을 결정했다. 2분기 배당 총액은 1,447억원이다.
아울러 KT는 그간 결산 배당에만 도입했던 ‘선배당 후투자’ 제도를 올 2분기부터 적용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배당 여부와 배당금액을 미리 알고 투자할 수 있어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에 대한 불확실성 없이 안정적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도 KT 주주환원책 밑거름이 됐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4% 급증했다. 매출은 7조4,000억원으로 13.5% 증가했다.
KT는 수익성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개선된 현금흐름을 AI·IT 등 신규 성장사업 투자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8년까지 총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도 추진 중이다. KT 관계자는 “선배당 후투자와 함께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것은 강력한 주주환원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순탄할 것만 같았던 앞 길에 돌연 날벼락이 떨어졌다. 이번 무단 결제 피해 사고로 단기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한 만큼 조사 결과와 추가 대응, 이용자 신뢰 회복, 잠재 비용 부담 등이 변수로 떠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건 여파에 따라 KT 주가가 단기적으로 최대 12% 정도 조정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다만, 향후 전개될 주주환원 확대 전망을 근거로 ‘악재 속 매수 기회’ 전략을 제시하기도 한다.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큰 변동 없이 매출 6조8,882억원, 영업이익 5,481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2조6,581억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홍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건 파장이 커지면 KT 주가는 4만5,000원에서 4만8,000원 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악재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도 좋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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