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17일 2025년도 외환시장 리그테이블(외환거래량 순위)을 발표했다. 이 리그테이블은 지난 3월 발표된 ‘리그테이블(외환거래량 순위) 도입방안’에 따라 RFI를 포함한 모든 외환시장 참가기관을 대상으로 매겨졌다. 외환시장 리그테이블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집계는 주간 시간대에 더해 연장시간대 거래 비중까지 별도로 집계해 발표됐다. 외환당국은 지난해 1월부터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했으며 작년 7월 1일부터는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오후 3시 30분까지에서 다음 날 새벽 2시로 연장한 바 있다. 이는 아시아 시장의 중첩 강화를 통한 국내 주식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함이었다.

외환은행 노하우 흡수한 하나銀, 현물환부문 ‘1위’
현물환 시장에서는 하나은행이 주간 72%, 연장시간대 28%의 비중으로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물환이란 거래 당일에 바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외환 거래를 의미한다. 현물환 거래는 거래 당일 또는 거래일로부터 2 영업일 이내에 결제가 완료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완료하며 글로벌 수준의 외환 딜링능력을 흡수했다. 외환은행은 그 이름에 걸맞게 기업 외환거래, 환리스크 관리, 글로벌 딜링 등에서 업계 1위 역량을 보유했던 은행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하나은행의 기존 인프라와 합쳐지며 빠른 체결·정교한 호가 제시·환율 리스크 컨설팅 등을 제공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외환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단기적인 시스템 개선보다는 오랜 기간 축적된 신뢰와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하나은행은 기존 외환은행 출신 베테랑들이 다수 포진돼있어 정부와의 협업도 꾸준히 이뤄질 정도로 외환시장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크레디 아그리콜 은행이 주간 95%, 연장시간대 5%의 비중을 차지하며 2위를 차지했다. 크레디 아그리콜 은행은 프랑스계 금융사로, 국내에서는 크레디 아그리콜 CIB 서울지점이 운영 중이다. 크레디 아그리콜 CIB는 지난해 4월 하나금융그룹과 MOU를 체결하며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현물환 부문 3위는 농협은행이 차지했다. 주간 비중은 61%로 상위 7개사 중 가장 낮았지만, 연장 시간대 거래 비중이 39%로 가장 높았던 점이 주효했다. 농협은행은 수출입 기업 및 농산물 무역 관련 기업 고객이 많아 야간에도 환율 변동 리스크 헷지 필요성이 컸다. 이에 농협은행은 타행보다 선제적으로 ▲야간데스크 인력 충원 ▲야간거래 회계처리 기준 등 제도 도입 ▲새벽시간 환율 고시 방안 마련 ▲개장시간 연장에 따른 전산개발 등을 수행한 이력이 있다.
이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이 현물환 부문 4~6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주간 거래는 국민은행이 69%로 높았고, 연장시간대 거래는 신한은행이 33%로 가장 높았지만 각 은행간의 차이는 1%로 근소했다.

외국계 강세인 외환스왑 시장, 신한은행 약진
외환 스왑(FX Swap)이란 현물환 거래와 선물환 거래를 동시에 진행해, 특정 시점에 통화를 교환하고 나중에 다시 반대 방향으로 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단기적으로 특정 통화를 빌리고 갚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내면서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하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단기 외화자금 조달 및 환리스크 관리에 강점을 보이는 곳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외환스왑 부문 1위 역시 하나은행이 차지했다. 주간거래는 80%로 하나은행보다 비중이 높은 곳이 있었지만, 연장시간대 비중이 20%로 높은 편이었다.
이어 JP모간체이스은행이 주간 81%, 연장시간대 19%로 근소하게 2위를 차지했다. 홍콩상하이은행이 각각 78%, 22%로 3위를, 한국스탠디드차타드은행이 76%, 24%로 4위를 차지했다.
주로 외국계 은행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주간 81%, 연장시간대 19%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은행은 일본을 필두로 홍콩·베트남 등 해외 현지법인 및 지점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외화 조달·운용·회수 구조를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 강점을 둔 은행답게 SBJ은행과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엔화 조달 및 일본금융사와의 접점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그 결과 신한은행은 현물환과 외환스왑을 합친 전체 부문에서 하나은행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외환당국은 전체 거래량 상위 3개 기관인 하나은행, 신한은행, 크레디아그리콜은행에 외환당국 명의의 기관·개인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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