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사장의 말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볶음면 단일 브랜드로만 수출 1조 원을 달성했다. 올 1분기에는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밀려드는 주문량에 삼양식품은 지난 2022년 5월 수출 전초기지인 밀양에 제1공장을 지었고, 이어 3년 만에 제2공장까지 갖추게 됐다.
밀양공장은 삼양식품 수출 물량의 절반을 책임진다. 제1공장은 4개의 생산시설로 구성됐다. 불닭볶음면 봉지면 2개 라인과 용기면 1개 라인, 탱글 건면 1개 라인으로 꾸렸다. 연 면적 6만9801㎡(약 2만 평) 규모에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으로 이뤄졌다. 여기서는 하루 약 250만 봉의 라면을 만들며, 주로 중화권으로 수출한다.
제2공장은 연 면적 3만2989㎡(약 1만 평) 크기에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으로 조성됐다. 불닭볶음면 봉지면 3개 라인과 용기면 3개 라인을 더해 총 6개 라인이 늘어섰다. 삼양식품이 보유한 생산시설 중 가장 최신 설비와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이곳에서 나온 라면은 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으로 향한다.
내친김에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신흥 공략 지역으로 유럽과 중동을 겨냥하고 있다. 유럽은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주축으로 파스타처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식품으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중동과 관련해서는 밀양 제2공장을 증축하면서 RSPO(지속 가능한 팜유협의체), Halal(할랄) 등 글로벌 품질인증을 받아냈다. 밀양공장엔 무슬림 전용 기도실도 갖췄다.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이 같은 기도실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제조공정은 QMS(품질관리 시스템)로 연동해 제품 전 공정의 품질 지표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다. 공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도 사전 차단한다. 중동은 매운 음식이 낯설지 않은 만큼 성장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럽에서의 탄소배출권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사용도 확대했다. 밀양 제2공장에서는 태양광 발전 시설 용량이 750KW로, 밀양 제1공장 443KW를 포함하면 총 1.2MW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했다. 연간 1530MW의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가능해 ESG 경영에도 적합한 수준이다. 여기에 자동화 물류창고와 자율주행 물류 로봇(AMR)을 도입, 밀양 1~2공장 사이 물류 연계 프로세스도 최적화했다.

미디어룸에는 대형 스크린과 터치형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가 놓였다. 밀양공장 내 전체 생산 흐름과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자동화 설비 작동 시연 영상, 수출 국가별 제품 구성, 삼양식품 주요 제품의 글로벌 수출 현황 등이 나온다. 5명의 근로자가 12시간 맞교대 형태로 24시간 상시 점검한다. 특히 MES(제조실행) 시스템은 생산 계획과 실적, 가동 상태, 고장 발생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삼양식품은 밀양공장이 스마트 팩토리 허브 기지로 자리매김토록 할 방침이다. 품질 관리와 생산 효율의 완결을 실현해 두 공장을 삼양식품 생산 기술의 ‘마더 플랜트(Mother plant)’로 육성한다. 이어 원주와 익산 등 삼양식품 기존 공장은 물론 향후 구축될 해외 생산거점에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혁신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K-라면 대표주자인 불닭볶음면은 ‘제면-증숙-납형-유탕-냉각-스프 투입 및 면 포장-완제품 검사-포장’ 등 8번의 공정을 거친다. 제면은 밀가루 반죽을 얇은 면으로 만들어주며, 증숙은 면을 100℃의 스팀 증기로 약 3분 30초간 가열한다. 납형은 익힌 면을 일정한 길이로 커팅해주고, 유탕은 150℃의 팜유에서 약 1분 30초간 튀기는데, 이 공정에서는 수분을 8% 이하로 제어하고, 라면 특유의 고소한 맛과 식감을 살린다. 냉각은 필터링이 된 찬 공기를 냉각기에 공급해 팜유로 튀겨진 면을 30℃ 이하로 냉각시킨다. 이후 2종의 액상, 야채 스프가 투입돼 포장 상태로 동봉된다. 포장지는 폴리 계열의 보존성이 높은 필름으로 만들어졌다. 완제품 검사에서는 면의 중량이나 스프 누락, 금속 이물, 유통기한 오류 등을 살펴본다. 마지막 포장 단계에서는 낱개 포장된 제품이 5입 멀티 포장과 박스 포장 공정을 차례로 거친다.

국내 식품업계가 내수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삼양식품은 수출로 훨훨 날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전년 2890억 원에서 46.7% 증가한 4240억 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80%대를 처음 넘겼다. 이 기간 주요 국가별 수출액은 미국이 1353억 원(31.9%), 중국이 1259억 원(29.7%), 유럽이 246억 원(5.8%), 일본이 74억 원(1.7%), 인도네시아가 46억 원(1.1%)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미국이 20%대 후반, 동남아가 20%대 초반, 유럽이 10%대 후반 비중을 차지하며 전체적으로 골고루 분포됐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주축으로 현재 100여 개 국가에 수출 중이다.
삼양식품은 밀양 제2공장을 11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 전체 불닭볶음면 생산량을 기존 20억8000만 개(원주, 익산, 밀양 1공장)에서 28억 개로 끌어올리게 됐다. 올 7월에는 중국 생산공장 착공에도 들어간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불닭이라는 별은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더 뜨겁게 타올라 더 밝게 빛날 것”이라며 “더 오래 타오르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삼양식품은 매운맛의 바이블이 돼야 한다”며 “부드러운 매운맛의 까르보 불닭이 사랑받는 것처럼 매운맛에 대해 더욱 탐구해 나가면서 불닭 브랜드를 문화의 아이콘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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