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부진한 성적을 보여 기존 ‘빅4’ 구도가 흔들리는 가운데, SK증권과 키움증권이 약진하면서 회사채 시장에 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 KB증권, 주관 · 인수 부문 모두 1위…NH는 5위로 밀려

KB증권은 총 18건, 1조 980억 원 규모의 딜을 대표주관하며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SK, SK이노베이션, 현대백화점, 대한항공 등 1000억 원 이상 대형 딜을 주관했으며, 이 중 SK(3800억 원), 이지스자산운용(800억 원) 등은 단독 주관으로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신한투자증권은 8297억 원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SK증권(6483억 원), 키움증권(4400억 원), NH투자증권(3880억 원)이 뒤를 이었다.
상위권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SK증권과 키움증권이 빠르게 약진한 반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그간 KB증권과 선두를 다퉈온 NH투자증권은 5위로 밀려났고, 이른바 ‘BIG 4’ 중 하나인 한국투자증권도 7위에 그쳤다.
상위 5개사의 합산 실적은 3조 4040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73.5%를 차지했으나, 이는 전월(74.9%)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로 3월 이후 점유율 감소세가 이어졌다.
회사채 인수 부문에서도 KB증권의 독주는 계속됐다. 총 74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인수하며 15.97%의 시장 점유율로 3개월 연속 1위를 유지했다. SK증권(6300억 원, 13.60%)이 2위에 올랐고, 신한투자증권(5990억 원, 12.93%), 한국투자증권(4310억 원, 9.30%), NH투자증권(3220억 원, 6.95%) 이 그 뒤를 이었다.

상위 4개사의 합산 점유율은 51.8%(2조 4000억 원), 상위 10개사 기준으로는 82.2%(3조 8085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는 전월의 56.5%(상위 4개사), 86.6%(상위 10개사)에 비해 다소 감소한 수치다.
반면 하위 10개 증권사의 개별 인수 실적은 5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해 중소형사의 시장 내 존재감은 더욱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 수요예측 경쟁률 NH증권 최상…KB증권은 미매각 사례 ‘흠집’
5월 수요예측 결과를 평균 경쟁률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발행규모 8000억 원 이상(+BIG 4)에 해당하는 그룹에서는 NH투자증권이 평균 7.04대 1로 1위를 차지했다. 주관 실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주관 딜의 흥행도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한국투자증권(6.54대 1), 신한투자증권(6.02대 1), KB증권(5.25대 1)도 평균 5배 이상의 매수 주문을 유치하며 주관사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발행규모 8000억 원 미만 그룹에서는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이 공동 1위(6.10대 1)를 차지했으며, 유안타증권(5.83대 1), 대신증권(5.35대 1), 교보증권(5.15대 1)도 양호한 수요를 이끌어냈다.
반면 키움증권(3.67대 1)과 미래에셋증권(4.00대 1)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수요예측 결과 ‘5배 이상’ 달성한 실적은 신한투자증권이 7건(4917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KB증권은 ‘10배 이상’ 실적 부문에서 1233억 원으로 최상위에 올랐다.
다만 KB증권은 단독 주관한 CJ CGV의 신종자본증권(400억 원) 발행 수요예측 결과,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 5월 유일한 미매각 사례라는 오점을 남겼다.

◇ 정책 변수 · 금리 리스크, 회사채 시장 부담 가중
한편, 새 정부 출범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대미 관세 협상 등 주요 대외 변수는 여전히 시장을 둘러싼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시장 전문가들은 국고채 및 외평채 발행 확대에 따른 수급 부담 심화를 회사채 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2025년 국고채 발행 예정 규모는 전년 대비 24.5% 증가할 것으로 예고돼 있으며,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에 따라 국채 발행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민간 회사채 시장의 투자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DCM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민간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향후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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