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여의도와 접근성이 좋은 당산역 부근에 가보니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이 한창이다. 당산역 11번 출구 근처 한 분양 관계자가 필자 발길을 붙잡았다.
“직장이 어디에 있나요? 당산역은 여의도와도 가깝고 교통편이 좋아서 사두면 무조건 올라요. 지금 6000만원 이상 싸게 나왔으니 한번 둘러보세요.”
교통편 외 조건도 궁금했다. “당산역 근처에 시장이나 대형마트도 있나요?”라고 물었다.
필자가 기자라는 사실을 몰랐던 분양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 살짝 당황하는 눈치였다. “시장은 근처에 없고 대형마트는 차 있으면 금방 간다”는 설명이 나왔지만 필자에겐 차가 없다.
사람마다 집을 보는 기준이 제각각이지만 필자는 전통시장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최근 새벽배송 등 배달로 장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지만 시장이 근처에 있다면 삶의 질이 올라가는 걸 여러 번 경험한 탓이다.
시장이 근처에 없다는 조건은 아쉬웠지만 집을 둘러볼 겸 분양 관계자를 따라갔다. 그가 소개한 오피스텔은 당산역 13번 출구에서 도보로 6분가량 걸렸다. 그는 층수마다 다르지만 매물 시세로 전용면적 36.88㎡는 5억5000만원이고 전용면적 29.76㎡는 4억4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매물 등 당산 시세를 더 알아보려 했지만 문을 닫은 부동산이 다수 눈에 띈다. 또 일요일에는 쉬는 부동산이 많았다. 주말에 당산 근처 집을 알아보는 이들은 사전에 연락하고 오는 게 좋겠다.
이번엔 지하철 4개 노선이나 지나는 환승역, 공덕역을 가봤다. 이곳 또한 직장인이 다수 거주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공덕역 근처에는 회사뿐 아니라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 빌딩이 빼곡하다.


“평일엔 가게들이 문을 다 여나요?” 필자 질문에 시장 한 신발가게 아주머니는 “그럼요. 오늘은 가게들이 많이들 안 열어서 사람이 없는 편입니다. 평일엔 주변 회사원들이 점심 먹으러도 많이 찾아요.”

당산역과 달리 전통시장 상권이 있는 공덕역 부동산 시세는 어느 정도일까. 공덕역 7번 출구 근처 한 공인중개사무소 소장은 “공덕역 평균 시세는 1.5룸 기준으로 보증금 2000만원에 월 임대료 120만~130만원 수준이다. 원룸으로 보면 8평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80만~90만원 정도이고, 6평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70만~80만원 정도 한다. 한겨레 신문사 근처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 70만원대 방이 있어 직장인 수요가 많다”고 안내했다.
이어 그는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매매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매물 가격이 오르지 않는 편이라서 그렇다. 반면 월세만 오르고 있는데 오피스텔을 구매하면 주택 수로 잡히고 생애 첫 공급 대상자에서 제외될 수 있어서 신중히 고민 후 매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덕역 인근 전용면적 42.94㎡ 오피스텔 가격은 4억7000만원 수준이다. 당산역에서 소개받은 오피스텔과 비교하면 면적 대비 저렴하다. 오피스텔 매매를 추천하던 소장은 아들 같다며 마지막엔 주의를 당부했다.
월세가 부담돼 매매를 알아본 결과, 이조차도 만만찮다. 억 단위 대출의 이자 비용도 크기 때문이다. 최근 임대차 시장은 전세 사기 등 영향에 월세 위주로 전환되는 추세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최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의 33㎡ 이하 연립·다세대주택의 평균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는 70만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월 대비 3만원 오른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차 시장이 월세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을 고려해 주거비 지원 제도의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제도가 전세 지원 위주로만 짜인 측면이 있다"며 "대학 주변이나 역세권에 기숙사형 주택을 확충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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