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최근 “대선 국면에서 정치 테마주의 과열 양상이 뚜렷하다”며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시장 조치를 취하고, 불공정거래 혐의가 확인될 경우 금융당국과 공조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동안 현저한 시황변동으로 조회공시가 요구된 종목 62개 가운데 34개(55%) 또한 테마주였다. 이들의 평균 주가 변동률은 무려 121.81%에 달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16.47%)와 코스닥(24.12%)의 평균보다 각각 약 7.4배,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과 주요 후보들의 본격 등판이 맞물리면서, 정치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테마주들이 장중 수차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같은 과열 흐름은 주요 대선 후보별 관련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이 대표가 최근 방문한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편입됐다. 그러나 임원진의 지분 매도 소식이 알려진 후 23일에는 11.39%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형지글로벌 역시 직접적인 연관성은 부족하지만, 정치적 발언 이미지가 덧씌워지며 4월 초 13,05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조정 국면에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후보의 경우,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쌓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관련 테마주가 형성됐다. 대표적으로 부방, 서울리거, 흥국 등이 꼽히며, 이들 종목은 사업적 연관보다는 일부 경영진의 이력이나 소문 등을 근거로 주가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수 진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관련 테마주도 예외는 아니다. 평화홀딩스는 김 전 장관과 같은 ‘경주 김씨’ 성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며, 연초 대비 293.66% 상승해 코스피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영포장은 김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했던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다만 이들 종목 역시 기업 펀더멘털보다는 정치적 상징성과 기대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변동성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이들 테마주 상당수가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 내 정치 테마주의 평균 매출액은 3,317억 원으로, 시장 평균인 2조 2,290억 원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평균 영업이익은 36억 원(시장 평균 1,506억 원), 당기순이익은 –10억 원(시장 평균 1,454억 원)으로, 수익성 역시 현저히 떨어진다.
코스닥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테마주들의 평균 매출액은 590억 원으로 시장 평균(1,214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평균 영업이익은 5억 원(시장 평균 51억 원), 당기순이익은 –5억 원(시장 평균 16억 원)으로 실적이 뚜렷하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정치 테마주의 상당수는 특정 정치인과 같은 지역, 학교 출신, 혹은 지인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흐름은 실적이나 본질 가치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테마가 소멸되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치 뉴스, 여론조사 결과 같은 외부 변수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는 만큼, 확인되지 않은 풍문이나 막연한 기대감에 따라 추종 매매에 나설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일수록 펀더멘털에 기반한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대선 기간 동안 정치 테마주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과 시장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며, 불공정거래 신고센터를 통한 제보도 적극적으로 접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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