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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0(월)

“목표는 무재해” 안전경영 강화에 나선 건설업계 [안전이 우선 ②]

기사입력 : 202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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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중대재해 사고 매년 증가세
‘중대재해 제로’ 원칙 발표하는 건설사

▲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 = 한국금융DB이미지 확대보기
▲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 = 한국금융DB
[한국금융신문 한상현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본격적인 안전 경영 강화에 나섰다. 안전에 대한 예산과 교육을 확대하고, 현장과의 소통 구조를 개선하는 등 각 건설사마다 '중대재해 제로' 원칙을 발표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와 무색하게 연초부터 건설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대재해 처벌 시행에도 사상자 발생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서울-세종고속도로 9공구 공사 현장에서 교량 붕괴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업계에선 이번 교량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하중 과다, 구조물 고정 불량 등을 꼽으며, 시공 과정에서 부실과 안전 점검 미흡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근로자는 하청업체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건설업계 중대재해 사고는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시공능력평가 20대 건설사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사고재해자는 2021년 1458명에서 2022년 1631명, 2023년 2194명으로 2년 만에 50% 이상 증가했다.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3년을 맞이했지만 '사전 예방'보다 '사후 처벌'에 방점을 두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박용갑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건설 현장 사상자 수가 줄지 않고 있다"며 "법 시행 3년이 지난 만큼 처벌 중심이 아닌 예방 위주의 법 개정 논의와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 예방·안전 의식 다시금 부각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사로 나선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에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 책임자, 공무원,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사고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관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사고임이 입증되고 중대재해로 인정되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처벌받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에 대한 비용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명사고가 발생한 만큼 토목건축 부문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리스크는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최근 인명사고가 발생한 대형 현장의 붕괴 사고는 영업정지 행정처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식 입장문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부상을 입으신 분들과 가족분들께도 사과드리며,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필요한 조치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건설업계 중대재해 안전보건 방침 발표
연초부터 발생한 건설 현장 사망사고에 업계는 현장관리 강화에 나섰다. DL이앤씨는 DL건설과 ‘중대재해 제로(Zero)’ 달성을 위한 협의체를 구축했다. 이길포 DL이앤씨 안전보건경영실장(CSO)와 임성훈닫기임성훈기사 모아보기 DL건설 CSO는 공동 의장직을 맡았다.

이들은 안전 업무 매뉴얼과 같은 안전 기준을 비교 분석해 조직 간 업무 체계와 역할을 정비할 계획이다.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태스크포스(TF) 형식으로 운영한다. 이후 운용 방안 검토 후 정기적인 협의체로 전환한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도 안전보건 시스템 및 재해 예방을 위한 교육을 강화했다.

HDC현산은 지난 1월 경영진, 현장소장, 관리감독자 등 1400여명을 대상으로 세이프티 아카데미(SAFETY-ACADEMY) 4기 안전보건 시스템·재해 예방을 위한 전문화 과정을 진행했다. 커리큘럼은 ▲안전경영 ▲리더십 ▲안전역량향상 ▲안전보건 전문화 과정 등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사내 전문강사 육성과정 ▲협력회사 STEP-UP 상생 교육과정을 새롭게 확대하고 개편했다.

롯데건설 역시 안전의식 확립을 위한 3대 핵심전략과 9대 추진과제를 내세우며 안전경영 강화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서 ▲실행력 강화 ▲안전 관리체계 고도화 ▲구성원 수준 향상을 3대 핵심전략으로 설정했고, ▲현장 안전활동 지원 ▲사각지대 관리 강화 ▲파트너사 안전 체계 구축 ▲근로자 교육 강화 등 9대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현장을 중심으로 안전의식을 확립하고,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위험 요소를 근절해야 한다"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수도권·영남·호남 3개 권역에 안전지원센터를 설치해 현장 안전점검 효율을 높여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삼표그룹 또한 최근 '중대재해 제로(Zero)' 달성을 위한 경영 방침을 공표하고 안전보건을 경영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 체계 확립과 현장 중심의 위험관리 구축 등 자발적 안전 문화 확산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삼표그룹은 올해 ▲안전보건 법규 준수 ▲지속적인 개선 ▲함께하는 안전보건문화 3대 핵심 전략을 설정하고 최적화된 안전 활동을 실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1일 이종석 삼표산업 대표이사를 비롯한 안전 책임자들은 레미콘과 몰탈 공장을 방문해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임직원 안전 세션을 열어 각 산업 현장의 안전 관찰 활동을 공유하고 상시 위험성 평가 운영 방침 등을 논의했다. 삼표그룹은 계열사인 에스피네이처, 삼표피앤씨, 레일웨이로 범위를 넓혀 위험성 평가를 분석하고 미흡 사례를 보완하며 단계적 고도화를 밟을 계획이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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