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5.03.10(월)

저성장 시대, ‘부의 상징’ 스타벅스는 어떻게 매출 3조 넘겼나

기사입력 : 2025-03-10 00: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스타벅스 연 매출 3조 돌파…신세계 3위
매해 100여 개씩 매장 늘려 접근성 높여
자사 앱 기능 강화, 특화매장으로 승부수
정용진 “한국형 스타벅스로 키워나갈 것”

저성장 시대, ‘부의 상징’ 스타벅스는 어떻게 매출 3조 넘겼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연 매출 3조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커피 시장이 저가 브랜드들의 공세와 함께 나날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스타벅스는 비싸다는 인식을 깨고 성장세를 달렸다. 스타벅스가 신세계의 알짜 기업으로 발돋움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10일 이마트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2조9295억 원 대비 5.8% 증가한 3조1001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398억 원에서 35.8% 뛴 1908억 원을 나타냈다.

내수 사업에 국한된 스타벅스가 매출 3조를 넘긴 적은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면서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로는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첫째로 전국 구석구석 공격적인 출점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강화했고, 둘째로 자사 앱 기능을 고도화해 고객 이용률을 높였으며, 셋째로는 자연을 조망하거나 프리미엄 커피를 내려주는 특화매장을 마련해 고객 경험을 넓혔다.

이외 스타벅스는 장애인 바리스타를 채용하거나 매장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등 고객 친화적 행보에도 앞장섰다.

결과적으로 스타벅스의 이러한 노력은 충성 고객을 양산하면서 재방문율을 끌어올렸다.

또한, 과거 아메리카노 한 잔이 김밥 한 줄보다 비싸다는 인식과 함께 브랜드를 옭아맸던 ‘사치’ 이미지마저 벗겨버렸다.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10만 곳을 넘긴 지 오래다. 여기에 일명 ‘노랑 삼총사(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로 불리는 저가 브랜드들의 공세도 거세다.

메가커피는 축구선수 손흥민, 컴포즈커피는 방탄소년단(BTS) 뷔를 모델로 출점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에 1세대 커피전문점인 이디야는 배우 변우석을, 파스쿠찌는 에스파 카리나를, 엔제리너스는 배우 이준혁을 내세워 맞불을 놓았다. 다만, 스타벅스는 스타 마케팅보다는 자체 리브랜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997년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만나 지분 절반씩 출자해 세운 회사다. 이후 1999년 서울 서대문구에 스타벅스 첫 매장인 ‘이대 1호점’이 들어섰다.

이마트는 스타벅스 매장을 전국구로 빠르게 확산시키는 전략을 폈고, 2021년에는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국내 지분 17.5%를 추가로 샀다. 스타벅스 본사는 나머지 지분 32.5%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에 매각해 국내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경영권을 거머쥐면서 사명을 현재의 SKC컴퍼니로 변경했다. 그러면서 매장 수를 매해 100여 개씩 꾸준히 늘려갔다.

단적으로 2021년 1639개였던 스타벅스 매장은 2024년 2009개로, 400개 가까이 불었다. 자연스레 매출도 2021년 2조3856억 원에서 2024년 3조1001억 원으로 약 30% 확대됐다. 스타벅스는 계속해서 매장 출점을 늘리며 고객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스타벅스는 자사 앱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에는 스타벅스 개점 25주년을 맞아 ‘Magical 8 star’ 신규 리워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스타벅스 우수 고객인 골드 회원을 대상으로, 적립 포인트인 별 8개를 모으면 음료 4종(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아이스커피, 오늘의커피) 중 1개로 교환해준다. 기존 별 12개가 필요했던 제도를 8개로 단축해 혜택 폭을 키웠으며, 동시에 고객의 자사 앱 이용을 유도했다.

자체 구독 서비스인 ‘Buddy Pass’도 선보였다. 월 구독료 7900원을 내면 매일 음료나 디저트 등을 30% 할인해주는 쿠폰을 제공한다. 배달비 무료 쿠폰도 마련돼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사이렌 오더’ 기능도 고객 편의에 맞췄다.

스타벅스 앱에서 주문하면 시간에 맞춰 제품이 나온다. 최근에는 주문을 취소할 수 있는 서비스도 넣었다. 이러한 기능 덕에 스타벅스 앱 가입자 수는 현재 1300만 명을 넘어섰다.

아울러 스타벅스는 일반 매장과는 다르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주는 특화매장을 곳곳에 마련했다. 최고 품질의 원두만을 취급하는 ‘스타벅스 R점’이 그 예다. R은 영어로 ‘Reserve’이며, ‘오랫동안 숙성된 와인’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스타벅스는 이를 ‘리저브 매장’이라 불렀으며, 매장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다 최근에는 개별 매장으로 두기 시작했다.

리저브 매장과 다른 스페셜 스토어로, 탁 트인 자연을 조망하거나 고택을 개조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현재 리저브 매장은 전국 64곳, 스페셜 스토어는 11곳이 있다.

스타벅스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상생 가치를 표방하면서 장애인 바리스타 893명을 채용했다. 매장 수익 일부를 장애 인식 개선에 쓰는 한편, 자립준비청년의 사회 진출을 돕도록 한 커뮤니티 스토어도 전국 9곳에 뒀다. 이와 더불어 우리 농산물로 만든 음료 레시피를 전국 소상공인 카페 150여 곳에 전파했다. 스타벅스의 이러한 상생경영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3조를 넘기면서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에 이어 매출 규모 기준 3위에 빛나는 쾌거를 일궜다.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회장도 스타벅스 외형 확대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정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올해도 100곳 이상의 매장을 내겠다며, “한국만의 테마를 가진 ‘한국의 스타벅스’들이 ‘스타벅스의 한국’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손원태 기자기사 더보기

유통·부동산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