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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4(월)

‘파괴적 혁신’ 동원 김남정, AI로 제2의 참치 만든다

기사입력 : 2025-03-04 00:00

(최종수정 2025-03-0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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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2세 김남정, M&A로 회사 외형 6배 키워
지주사 참치 의존도 80%대…어가 하락에 흔들
AI로 업무 효율 높이고, 계열사별 신사업 속도
김남정 “관성적 사고 깨고,파괴적 혁신 추구”

▲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동원그룹 오너 2세 경영을 알린 김남정닫기김남정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그는 아버지 김재철닫기김재철기사 모아보기 명예회장 재임 시절 동원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면서 회사 외형성장을 이끌었다.

승부사로 알려진 김 회장은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인공지능(AI) 산업을 고도화함과 동시에 신사업도 과감하게 추진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3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8조9486억 원)과 비슷한 8조9464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4647억 원에서 8.43% 뛴 5039억 원을 썼다.

주력인 참치사업에서 어획량 호조에 따라 어가가 낮아지면서 실적에 부담을 주었으나 식품 계열사인 동원F&B가 급식 사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포장·소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 역시 포장재 사업의 수출 폭이 확대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

일례로 동원F&B는 연 매출이 전년보다 2.8% 증가한 4조4836억 원을, 동원시스템즈는 4.5% 성장한 1조334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두 계열사는 영업이익도 각각 10.0%, 13.7% 오른 1835억 원과 919억 원을 써냈다. 동원그룹의 사업 다각화가 효과를 봤다. 김남정 회장이 2세 경영을 알리면서 신사업에 몰두한 영향이기도 하다.

실제로 동원그룹의 매출 비중을 보면 참치 관련된 사업이 여전히 절대적이다.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동원산업의 누적 매출은 8108억 원이다.

그중 참치 관련 어획물 사업은 1858억 원, 횟감이나 통조림 등 참치 상품 사업은 4773억 원이다. 참치 합산 매출만 6600억 원으로, 약 80%대 비중을 넘는다.

동원F&B에서도 참치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동원F&B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4009억 원이다. 이 가운데 참치 통조림 매출이 1조6065억 원으로,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참치 어가에 따라 동원그룹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참치 원어 kg당 가격은 9203원으로, 전년(1만4658원) 대비 37.2% 내렸다. 이에 참치 어가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동원산업의 어획물 사업은 2023년 3분기 기준 매출이 1986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1858억 원으로 6.4% 하락했다.

동원그룹 김남정 회장은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2남 2녀 중 차남으로, 지난해 4월 그룹 총수직에 올랐다.

동원그룹 창사 55년 만의 일로, 오너 2세 경영을 연 장본인이다. 그는 참치 어획이 주력 사업이었던 동원그룹을 수산·식품·소재·물류 등 4대 밸류 체인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바꿔놨다.

김 회장은 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온 후 여느 오너 2세와 달리 평사원으로 회사 생활을 익혀 나갔다. 1998년 동원산업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뒤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과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동원그룹 부회장직에 오르면서 오너 2세 경영을 알렸다.

김 회장은 김재철 명예회장과 발맞춰 10여 건의 M&A를 성사시켰다. 대표적으로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 물류 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 등이 있다. 그가 M&A 승부사로 불리는 이유다.

동원그룹은 김 회장이 과거 부회장 취임 당시인 2014년 전후로 회사 외형을 6배 부풀렸다. 2013년 연 매출 1조4438억 원이었던 회사가 현재 9조를 바라보게 됐다.

자산총액도 2013년 당시 1조2780억 원에서 2024년 3분기 기준 7조293억 원으로 6배 가까이 덩치가 커졌다. 사업 다각화에서 성과를 본 동원그룹은 이제 참치 의존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면서 AI 등 신사업에 다시 몰두하고 있다.

우선 김 회장은 아버지의 뜻을 계승해 과학·IT 분야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앞서 김재철 명예회장은 “국가 미래가 AI 혁명에 달렸다”면서 우리나라 AI 산업의 산실인 카이스트에 사재 500억 원을 출연한 바 있다. 카이스트는 김 명예회장에게 과학기술학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고, AI대학원 명칭을 ‘김재철AI대학원’으로 변경했다.

카이스트 인사가 동원산업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윤종록 사외이사와 심현정 사외이사다. 윤종록 이사는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이며,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과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장 등을 거쳤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심현정 이사는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교수로, 컴퓨터 비전 및 기계학습 분야에서 후학을 양성 중이다.

김남정 회장은 동원그룹 계열사 전반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도입했다. 동원산업 산하 DT(Digital Transformation) 본부에는 AI 조직도 새로 꾸렸다.

이어 AI 플랫폼인 ‘동원GPT’를 개발해 업무 혁신에 힘주고 있다. 동원GPT는 문서 작성부터 데이터 분석, 인사, 총무 등 사내 정보를 한곳에 담은 플랫폼이다.

김 회장은 사내 ‘동원GPT 경진대회’를 개최해 직원들의 AI 활용도를 높였다. 아울러 동원GPT로 최고 경영진의 의사 결정을 돕도록 ‘경영자 정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사업 저변 확장에도 공들이고 있다. 동원그룹은 현재 상장사로 동원산업과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3곳을 두고 있다. 그 외 비상장사 20곳과 해외 23개의 법인을 거느린다.

김 회장은 동원F&B의 사업 영역을 기존 참치 통조림에서 단체급식과 조미료, 가정간편식, 반려동물 사료 등으로 넓혔다. 동원시스템즈는 식품 캔에 집중했던 포장재 사업에서 펫푸드나 레트로트 파우치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확대했다. 종이나 플라스틱 재질의 연포장 사업에도 나서면서 북중미 수출을 끌어올렸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 자동화 항만인 ‘동원 글로벌 터미널 부산(DGT)’을 구축해 물류 사업에 진출했다. 이곳은 컨테이너 하역부터 이송, 적치 등 전 과정을 자동으로 작업한다. 해양수산부는 DGT 경제 효과가 약 8500억 원이며, 24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 보고 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기존 방식만 고집하면 성장은 커녕 현상 유지도 힘들다”며 “우리는 기존 시장 룰을 새로 쓰는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 관성적 사고를 깨고 기존 틀을 넘어서는 파괴적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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