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5.04.02(수)

파벌 갈등 제거로 조직 내부 '온기' 살린 임종룡 회장 [변화하는 우리금융 ②]

기사입력 : 2025-02-28 18:19

(최종수정 2025-02-28 21:1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임 회장, 파벌 종식·기업문화 개선 강조···동우회 통합 앞장
99년 통합 후 뽑은 행원, 은행 주축으로···갈등 해소 필요성↑
정진완 우리은행장, 계파 해소 위한 통합세대 연수 제안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사진제공 = 우리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사진제공 = 우리금융지주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내부 파벌을 없애기 위해 올바른 기업문화 정립에 매진하겠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했던 약속이다.

일반적인 '정론'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임종룡 회장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비판의 눈초리를 기대의 시선으로 바꿔 놓았다.

파벌 갈등 해법, 은행 밖에서 찾아
28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금의 행명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2년 5월이다. 1998년 한국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대등합병이 이뤄지고, 1999년 한빛은행이 출범한 후 2001년 말 평화은행까지 흡수하고 나서야 '우리은행'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IMF를 극복하고 자산 100조 원의 글로벌 은행을 만든다는 명분으로 합병이 진행됐지만, 사실상 정부 주도의 합병이었던 만큼 두 은행 내부의 '화학적' 결합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행원 간 파벌이 만들어졌고, 승진 인사와 요직 배치 등 여러 부문에서 갈등과 잡음이 생겼다.

이 같은 내부의 고름은 도덕적해이와 내부통제 부실까지 이어졌고 결국 대규모 금융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맨 왼쪽)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오른쪽 끝)이 동우회 통합 협약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제공 = 우리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맨 왼쪽)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오른쪽 끝)이 동우회 통합 협약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제공 = 우리금융지주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지만 바꿀 수 없었던 이 문제의 해법을 임 회장은 은행 밖에서 찾았다.

지난 1월, 은행 합병 후 25년이 지나도록 따로 운영되고 있던 상업·한일은행 동우회를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동우회는 친목과 상호부조를 위한 퇴직 행원들의 자율적 모임으로, 행원 선후배를 연결하고 자부심과 소속감을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우회 통합 전까지는 우리은행에서 함께 근무한 직원들이 퇴직 후 출신 은행 별로 다른 동우회에 가입하게 되면서 오히려 파벌 갈등 해소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통합 동우회 출범에는 임종룡 회장의 공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종룡 회장이 직접 역대 은행장들을 만나 설득했고, 원로 은행장들도 우리은행의 신뢰 회복과 쇄신을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덕분에 우리은행은 국정감사 후 3개월 만인 지난 1월 3일 창립 126주년 기념식과 함께 양 동우회 통합 추진 MOU를 맺을 수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1999년 합병 이후 입행한 통합세대의 퇴직이 가까워지면서, 내부에서도 파벌 나누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임 회장의 노력으로 계파 갈등에 대한 행원들의 고민이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 기수 연수로 '동기애' 강화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선배는 후배의 성장을 돕고, 후배는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동료는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는 모습이야말로 진정 온기 있는 기업문화"라며 갈등 종식을 강조했다.

임종룡 회장의 강력한 파벌 갈등 청산 기조는 정진완닫기정진완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에게도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입행 사번이 같은 동기 행원을 위한 1박 2일 합숙 연수를 시작했다.

우리은행 통합세대 연수 '우리! 다시 시작'에 참여한 행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제공 = 우리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우리은행 통합세대 연수 '우리! 다시 시작'에 참여한 행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제공 = 우리은행

‘우리! 다시 시작’을 주제로 한 이번 연수는 통합 우리은행이 출범한 2002년부터 2014년 사이 입행한 직원 4,7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오는 7월까지 총 37회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다.

통합 세대 연수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직접 제안한 프로젝트다.

임종룡 회장의 동우회 통합에 이어 행원 간의 동기애를 다지고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수 대상인 이른바 '통합 세대'는 현재 과장~부장급으로 우리은행의 주축을 맡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 상무 이상 임원의 경력이 30여년이라는 점과 최근 금융권의 젊은 임원 선임 추세를 고려하면 통합 첫 기수의 임원 승진도 그리 먼 얘기가 아니다.

통합 세대 임직원들의 유대 강화를 통한 조직문화 개선이 중요한 이유다.

정 행장은 1999년 출범한 통합 한빛은행의 백두대간 대장정에서 착안해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덕훈 전 행장은 당시 은행 통합과 지주회사 설립 이후 내부 직원 간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2001년 5월부터 8월까지 약 8000명의 직원과 백두대간 릴레이 대장정을 진행했다.

'세한삼우' 강조···파벌 종식 끈기 있게 추진
임종룡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가장 먼저 강조한 마음가짐은 '끈기'다.

임 회장은 "겨울의 찬 바람 속에서도 변치 않고 강하게 자라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한다"며 한겨울에도 꺾이지 않는 강인한 끈기를 당부했다.

단지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해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분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문화 개서에 대해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중도에 절대 포기하지 않고, 중단 없이 긴 호흡으로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이 같은 임 회장의 기조에 따라 모든 인사 자료에서 출신은행 구분을 완전히 삭제하고, 계파문화 청산과 전사적 인식개선을 위해 윤리규범을 개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김성훈 기자기사 더보기

금융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