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은 오는 17일 9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2년물(400억원)과 3년물(5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30~+6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HD현대케미칼은 조달한 자금을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상환(2080억원)에 쓸 계획이다. 상환금액보다 최대 증액치를 낮춰 발행하는 것은 부채부담이 상당한 탓이다.
이러한 우려는 희망금리밴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국내 발행사들은 대부분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30~+30bp를 가산해 제시하고 있다. HD현대케미칼은 상단을 더 크게 열어 수요 부족에 대비하려는 모습이다.
비우량등급(A급 이하)에 속하는 것은 물론 신용도 방향도 불안해 수요가 충분히 받쳐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매출처 매출의존도 90% '부담'
HD현대케미칼은 석유화학 기업으로 최대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가 60%, 롯데케미칼이 40%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무려 90%에 달한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인 만큼 안정적 매출처를 확보했지만 오히려 독이 된 꼴이다.지난 2019년 HD현대케미칼의 총차입금은 9026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 말에는 3조6169억원으로 무려 4배 넘게 증가했다. 부채는 크게 늘어난 반면, 역내 설비증설에 따른 공급물량 확대로 수급이 악화되면서 재무안정성도 휘청이기 시작했다.
석유화학 업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HD현대케미칼도 자본적지출(CAPEX) 부담 축소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늘어난 차입부담이 빠르게 축소되는 것은 역부족이다. 예상을 빗나간 투자성과가 신용리스크를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채권자들이 HD현대케미칼에 요구하는 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며 “HD현대케미칼이 1대주주지만 2대주주인 롯데케미칼도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된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초 회사채 시장에서는 수요가 많은 편이지만 최근 KB금융의 영구채 미매각 사례를 보면 HD현대케미칼도 안심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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