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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목)

기아도 트럼프 리스크? 멕시코産 K4 이제 시동 걸었는데

기사입력 : 2024-11-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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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만드는 K4 '기분 좋은 시작'
트럼프 중국 우회수출 막는다며 "멕시코에 100%든 1000%든 관세"
가능성 낮지만 실행시 대안 없어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기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을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맞았다. 멕시코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는데 관세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아 K4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K4


18일 기아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지난 10월 K4 현지 판매량은 7901대를 기록했다. 기아의 미국 라인업 14종 가운데 스포티지(1만3681대), 텔루라이드(9694대)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잔여 물량을 소진하고 있는 구형 K3 판매량(4957대)을 더하면 스포티지와 거의 맞먹는 실적이다.

K4는 지난 8월말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출시 이후 각 대리점에 차량이 입고되기까지 1~2개월 가량 걸리는 현지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지난달부터 본격 판매가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K4는 K3의 후속 모델이다. 4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를 통해 기존 대비 길이는 165mm, 너비 50mm를 확대했다. 반체급 가량 크기를 키웠다는 의미에서 차명에서 차급을 의미하는 숫자를 3→4로 변경했다.

K4는 한국에서 출시하지 않았다. 국내 준중형세단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데 그 마저도 경쟁차인 현대차 아반떼가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화성 1공장은 현재 K3 생산을 중단하고 중형SUV 쏘렌토와 내년초 출시할 대형 픽업트럭 타스만에 집중하고 있다. 준중형 시장은 전기SUV EV3, 전기세단 EV4 등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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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4는 기아 멕시코 공장의 핵심 모델이다. 현재 K4 글로벌 생산물량 대부분이 멕시코 공장에서 담당하고 있다. 미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하면서도 미국과 인접해 수출이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올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된 K3·K4 92%(미국 85%, 캐나다 7%)가 북미로 수출했다. 멕시코 현지 판매는 7% 수준이고, 나머지 일부 물량은 남미 등에서 소화했다.

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는 멕시코 공장에 1869억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했다. 유럽, 인도보다 많고 한국, 미국에 이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도 기아는 멕시코 공장에 388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74%인 2866억원이 3분기말까지 집행됐다.

2024년 1~3분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1~3분기


이 같이 기아의 글로벌 생산 전략 요충지인 멕시코 공장에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당선하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미시간 선거유세 도중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시절인 2018년 타결되고 2020년 발효된 이 협정은 북미산 부품을 일정 부분 탑재한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세를 메기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2026년 재협상 논의를 앞두고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기아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다. 그의 타깃은 멕시코산 중국 전기차다. 멕시코에서 우회 생산된 중국 전기차가 미국으로 흘러들어온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자동차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해야 한다"며 "100%, 200%, 1000% 등 필요한 관세를 얼마든지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관세 위협'은 정치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주멕시코대한미국대사관에 따르면 장화이차(JAC) 등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현지 판매용이지 미국 수출 물량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단 비야디(BYD), 체리차 등 중국 업체들이 꾸준히 멕시코 공장 설립을 타진하고 있기는 하다.

기아는 멕시코 관세폭탄은 생각하기도 싫은 눈치다. 기아 관계자는 "생산 전략은 정치 상황을 고려해 조율하지 않는다"며 "과거(트럼프 1기 시절) 관세 이슈가 예상됐을때도 실제 시행되는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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