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노조는 김 전 의장이 태광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동안 직장갑질과 인사전횡 및 비위행위로 임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조직문화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또 “그룹 감사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경영 비리는 김기유가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전문 사기꾼`이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김기유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태광그룹이 거듭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호성 태광산업 금속일반 노동조합 위원장은 태광산업·대한화섬 소유의 울산 스판덱스 2공장 철거 공사를 거론하며 김 전 의장의 구체적인 경영 비리를 지적했다. 그는 “지인 업체에 공사를 몰아주면서 공사비는 수십억 원 부풀린 반면 고철은 반값도 안되는 헐값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특히 다른 철거공사에서 나오는 고철도 싸게 달라는 지인의 요청을 받고 30억원이나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고 비판했다.
흥국생명 노조는 김 전 의장의 비위 행위를 ▲명분 없는 인사제도 도입 ▲무차별적 징계 남발 ▲예고 없는 대규모 인력 감축 ▲경영성과급 미지급 ▲대규모 임원 강제 해임 등 5가지로 꼽고, 항목별로 구체적인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노조는 “김기유는 경영컨설팅을 무기로 200여명의 직원을 하루 아침에 강제 퇴출시켰다”며 “수많은 노동자 가정은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경제적 파탄 위기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150억 사기대출’의 피해 저축은행 직원들도 별도 성명서를 통해 김 전 의장의 불법 행위를 성토했다. 예가람저축은행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은 “김기유는 100억원대의 사기대출을 지시해 회사와 직원들에게 심각한 손해를 입혔다”며 “이는 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 경영지표 전반의 악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고려저축은행 노사협의회도 임직원을 대표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김기유는 금융기관 직원으로서 지켜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짓밟으며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며 “김기유를 즉각 구속하고 엄중 처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은 대출 청탁을 거절한 저축은행 계열사 대표를 해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모 당시 예가람저축은행 대표는 2022년 12월 흥국자산운용 김모 상무와 저녁 식사 중 합석한 서모 W홀딩스 대표로부터 굴착기 구입 자금 8억원을 대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다음 날 김 전 대표는 직원들에게 해당 대출 건의 검토를 지시했으나 건설중장비 담보 대출은 규정이나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취급 불가 보고를 받았다. 이에 김 전 대표는 김모 상무와 서모 대표에게 대출이 어렵다고 알렸다.
그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2023년 3월 태광그룹 경영협의회의 이모 인사실장이 김 전 대표를 찾아가 D등급인 인사평가 결과를 제시하며 해임을 통보했다. 김기유 전 의장이 인사실장에게 조직관리 부실 등을 이유로 김 전 대표의 인사평가 D등급 평가와 해임 통보를 지시했다.
김 전 대표가 거부한 굴착기 담보 대출은 또 다른 태광그룹 계열사 고려저축은행에서 집행됐다. 고려저축은행은 내부 규정을 개정해 지난해 3월 29일 W홀딩스에 굴착기 구입 자금 8억원을 대출해줬다. 이틀 후 이은우 당시 고려저축은행 대표는 예가람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돼 두 저축은행의 대표를 겸직했다.
김기유 전 의장은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이 2011년 구속된 후 그룹 2인자로서 그룹 경영을 맡았다. 김 전 의장은 지인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이모 대표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8월 150억원대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태광그룹의 외부 감사를 맡은 로펌의 고발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후 올해 7월 이 전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