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유한양행·GC녹십자·대웅제약·종근당 등 정통 제약회사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보이며 올 3분기 양호한 성적표(잠정)를 받아들었다.
폐암 신약 ‘렉라자’의 덕이 컸다. 회사는 지난 8월 렉라자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따내는 데 성공한 후 얀센 바이오테크로부터 마일스톤 6000만 달러(약 804억 원)를 받았다. 앞서 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이전, 12억5500만 달러(1조6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존 주력사업인 처방의약품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렉라자의 해외 수익이 그 구멍을 메웠다.
상반기에 고전했던 GC녹십자도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진출로 적자 꼬리표를 뗐다. GC녹십자의 올해 3분기 매출(연결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5.8% 증가한 4649억 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8% 뛴 396억 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매출과 영업익도 큰 폭으로 뛰었다. 회사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별도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6%, 20.32% 오른 3159억 원, 411억 원이다.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와 위식도 역류치료제 ‘펙스클루’가 효자 노릇을 했다. 나보타는 미국에서 보툴리눔톡신 시장 2위를 차지할 만큼 흥행몰이 중이다. 국산신약 34호인 펙수클루도 지난 8월 멕시코‧칠레‧에콰도르 등 중남미 3개국에 동시 출시한 바 있다. 당시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2027년까지 100개 국에 도입할 것”이라며 펙수클루 글로벌 진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눈에 띄는 건 계열사인 종근당바이오의 성장세다. 종근당바이오는 3분기에 매출 439억 원, 영업이익이 2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올해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 배경엔 원료의약품과 완제품 수출 확대가 있다.
한미약품은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보다 0.7% 감소한 3621억 원이다. 영업익은 11.4% 떨어진 510억 원에 그쳤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북경한미약품은 3분기 매출 843억 원, 영업이익 150억 원을 기록했다.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9.7%, 42.4% 줄어든 수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영업일수가 감소했고, 중국 자연 재해 등 물리적 환경 요인으로 매출이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반등할 거란 계획도 덧붙였다. 한미약품 측은 “올 하반기 여러 글로벌 학회에서 항암, 비만, 희귀질환 등 혁신신약 연구 결과를 10여 건 발표한다”며 “특히 오는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는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는 1조6068억 달러(약 2150조 원)다. 그에 비해 한국은 230억 달러(29조8595억 원)에 그쳤다. 미국의 경우 6000억 달러(825조3000억 원)로,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의약품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일 뿐만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미국에 비하면 매우 작은 편”이라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은 필수”라고 말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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