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5년간 희망퇴직금으로 6.5조 썼다...최다 지급 은행은 [2024 국감]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요 은행들이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희망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을 제외하고 특별퇴직금 등 희망퇴직금으로 지급한 금액이 6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자 1인당 4억원을 웃도는 돈을 받은 셈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희망퇴직금으로 7억7000만원을 챙긴 사례도 나왔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4개 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희망퇴직자들에게 희망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은 총 6조5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14개 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직원은 총 1만6236명으로,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4억294만원이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13개 은행은 올해 아직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아 사실상 5년 동안의 희망퇴직 통계로 볼 수 있다.

희망퇴직금은 은행들은 법정퇴직금 외에 특별위로금 명목으로 추가 지급하는 돈이다. 통상 특별퇴직금, 자녀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등이 포함된다. 일부 은행은 건강검진비와 의료비, 상품권을 지원하기도 했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 한해 한꺼번에 2130명의 희망퇴직을 받아 1조2794억원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했다. 14개 은행 중 가장 많은 규모다.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도 6억68만원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일부 직원은 7억7000만원에 육박하는 희망퇴직금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희망퇴직을 받아 총 3323명에게 1조2467억원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3억7519만원이었다.

하나은행은 2454명에게 8518억원(1인당 3억4709만원), 우리은행은 1940명에게 8078억원(1인당 4억1640만원), NH농협은행은 2136명에게 7405억원(1인당 3억4666만원), 신한은행은 1954명에게 6727억원(1인당 3억4429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지방은행들도 희망퇴직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았지만, 희망퇴직금은 주요 시중은행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iM뱅크(옛 대구은행)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26명에게 1512억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4억6391억원에 달해 씨티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부산은행은 381명에게 1573억원(1인당 4억1296만원), 경남은행은 326명에게 1181억원(1인당 3억6217만원), 광주은행은 153명에게 591억원(1인당 3억8624억원), 전북은행은 88명에게 355억원(1인당 4억385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709명에게 3249억원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했고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4억5820만원이었다.

천 의원은 “이자수익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는 시중은행의 퇴직금 잔치가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의 사회 환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