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올해 1~8월 카드 결제추정액은 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300억원)보다 110%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시행한 배달비 10% 할인에 탄력을 받아 올 초 시작한 무료배달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배달업계 수수료인상, 이중가격제 등 각종 논란에도 쿠팡이츠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쿠팡이츠는 배민이 이중가격제 등으로 논란이 되자 배민을 저격하며 자신들과 관계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이중가격제’가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마치 쿠팡이츠를 비롯한 배달 업체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특정 배달 업체만의 문제를 모든 배달 업체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하지 않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업계는 쿠팡이츠가 배민을 저격하면서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 저격에 배민도 덩달아 저격하고 나섰다”며 “이렇게 되면 배달앱의 건강한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후발주자로 업계에 뛰어든 쿠팡이츠는 어떻게 업계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었을까. 쿠팡이츠는 2019년 뒤늦게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배민과 요기요가 견고한 2강체제를 구축한 시점이다다. 이에 쿠팡이츠는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치타배달’라는 이름의 빠른 배달로 존재감을 키웠다.
하지만 쿠팡이츠에게도 꽃길만 있었던 건 아니다. 엔데믹과 고물가로 ‘탈 배달앱’ 경향이 확산되면서 업계에 위기가 닥치면서다. 2022년에는 쿠팡이츠 매각설까지 나올 정도였다. 단건배달로 존재감은 높아졌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때 쿠팡이츠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지난해 4월 와우(쿠팡 유료 멤버십) 회원에게 횟수 제한 없이 10% 할인 제공에 나섰다.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던 소비자들에게 ‘혹’할만한 서비스였다. 성과도 금세 나타났다. 쿠팡이츠 와우 멤버십 할인 프로그램 출시 이후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역 중 75% 이상에서 거래량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 쿠팡이츠 시장점유율은 5% 이상 늘었다.
쿠팡이츠는 10% 할인에 이어 올초 내놓은 무료배달까지 잇달아 시장 판도를 흔들었다. 오히려 업계 후발주자가 시장을 리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업계 1위인 배민이 이를 쫓길 바쁜 구도가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는 배민과 쿠팡이츠의 점유율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 배달 수요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서 쿠팡이츠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다.
다만 쿠팡이츠도 마냥 맘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공정위가 배민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는데, 쿠팡이츠 역시 일련의 문제점들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라는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배달기사들에 대한 금전적 혜택 확대 통한 단건배달, 배달비 10% 할인, 무료배달 등 시행 등을 했기 때문에 단 시간 내에 영향을 확대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쿠팡이츠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업계 출혈경쟁이 심화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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