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지만 이커머스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은 그의 어깨를 더 무겁게 만든다. 이런 가운데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롯데온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온 관계자는 “파트너사들은 고객의 구매확정 바로 다음 날이면 판매금이 입금되는 롯데온의 빠른 정산 일정에 높은 만족을 표하고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셀러 입장에서도 믿을 수 있는 안정적인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롯데온을 선택하는 계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롯데온은 다양한 셀러 확보를 위해 셀러를 위한 서비스 지원에 공을 들였다. 지난 7월엔 신규 셀러에게 수수료 면제를 제공하고, 20억 규모의 판촉비를 지원했다. 앞서 올 3월엔 일부 셀러의 판매 수수료를 9%에서 5%로 일괄 인하하는 등의 혜택을 마련했다. 다른 명목의 비용을 청구하거나 셀러의 입점 기간 및 거래 금액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등의 조건을 모두 없애고 카테고리 내 모든 셀러에게 동일한 수수료를 적용하면서 셀러를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들을 마련하기도 했다.
다만, ‘티메프’ 사태 반사효과가 반짝 수혜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은 장기적인 롯데온의 사업방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12월 롯데온의 새로운 수장으로 영입된 박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허리띠 졸라매기에 주력하고 있다. 창사이래 처음으로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새벽배송과 바로배송 등 비효율 사업도 정리했다. 2020년 출범 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경영 과제로 잡았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나 사업을 하기 쉽지 않다”며 “코로나19때 출혈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지금은 장기적으로 사업을 해나갈 수 있도록 수익성 제고에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와중에 '오카도'와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앞서 롯데쇼핑은 온라인 식료품 사업 강화를 위해 2023년 11월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과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에 203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가 계속되면서 오카도의 상황도 여의치 않은 만큼 롯데온과의 시너지에 대한 고민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 강자’ 롯데 계열사건만 롯데온의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의 공세가 계속되고 쿠팡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어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강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롯데온은 오카도를 새로운 전략 카드로 꺼내들었다. 하지만 신선식품, 빠른배송 등의 서비스가 이미 자리잡은 상황에서 차별화를 내세우기에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박 대표는 어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출신으로, 이커머스 경험은 전무하지만 마케팅과 재무 전문가로 평가된다.
1968년생으로 서울대 물리학과 학사·석사 과정을 거쳐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맥킨지 프로젝트 매니저 ▲2004년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본부 CFO(최고재무책임자), CSO(최고전략책임자) ▲2006년 맥킨지 부파트너 ▲2012년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담당 전무 ▲2014년 ING생명 마케팅본부장 부사장 ▲2019년 MBK 롯데카드 마케팅디지털 부사장 ▲2021년 어퍼니티 오퍼레이션 총괄헤드 담당 등을 지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