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27일에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자회사 CEO 인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환주 대표는 2022년 말 당시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 후보군으로 인사 검증대에 오른 뒤 올해는 KB라이프생명 대표로서 연임 기로에 놓였다.
푸르덴셜-KB생명 화학적 통합 노력에 내부평가 '긍정적'·수익 '안정적'
이환주 대표는 2022년 KB생명 대표이사에 취임 후 푸르덴셜생명, KB생명 합병 기반을 마련해왔다. 당시 푸르덴셜생명, KB생명 직원 간 교류, 합병법인 이름 등 기반을 마련했다. KB라이프생명 내정 직후에는 화학적 통합을 위한 워크숍, 소통 자리를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KB라이프생명 본사를 역삼동 KB라이프타워(구 푸르덴셜생명 본사 건물)로 옮긴 직후에는 첫 출근한 임직원들에게 간식차를 제공하고 악수, 하이파이브 등을 진행했다.
은행 출신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이환주 대표가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넓고 수평적인 마인드로 내부 직원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에서도 안정적이다. 합병 첫 성적표에서 2023년 순익은 2585억원으로 KB금융지주 비은행 순익 제고에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순익도 2120억원으로 평가손익 영향에도 2000억원 이상 순익을 기록했다. 지급여력비율에서는 2023년 329.78%, 올해 상반기는 313.51%로 높은 K-ICS비율을 보이고 있다.
신한라이프 대비 아쉬운 영업력…영업 조직 활성화 과제
순익 부분에서는 선방했지만 합병 직후, 제판분리 반발 등 대외적 환경이 여의치 않으면서 영업적인 부분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푸르덴셜생명과 합병하기 전 KB생명은 생보업계 열풍을 일으킨 '단기납 종신보험'을 처음 개발, 매출을 끌어올렸다. 당시 IFRS17 도입 전이었던 KB생명은 신계약을 늘었지만 신계약이 늘어나면 비용이 반영되는 당시 회계제도로 인해 순익은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 순익은 적자였지만 GA 중심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GA 실적 상위권에 안착하기도 했다.
KB라이프생명으로 푸르덴셜생명과 합병한 이후에는 단기납 종신보험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력상품인 '행복종신' 판매가 어려워졌다. KB라이프생명은 올해 초 단기납 종신보험 막판 드라이브에도 참전하지 않으면서 공격적으로 나가던 신한라이프, 농협생명 대비 판매가 저조할 수 밖에 없었다.
KB라이프생명은 '100세만족연금'으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대체하고자 노력했다. '100세만족연금'이 다른 연금상품 대비 혜택이 좋아 판매 반응은 나쁘지 않지만 연금상품이 IFRS17 하에서는 수익성이 적어 CSM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KB라이프생명 CSM은 3조1446억원, 신계약 CSM은 227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신계약 CSM은 2889억원였다.
푸르덴셜생명 전속 설계사 조직을 제판분리, 자회사 GA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했지만 제판분리 직후 설계사 이탈, 수수료 반발 등으로도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KB라이프파트너스는 메트라이프생명 전속 설계사를 영입하며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외부 출신 CEO 경험 多…보험통 양종희 회장 선택은
이환주 대표는 무난히 '2+1' 연임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와 캐피탈사 등이 고금리와 부동산PF로 순익이 하락했을 당시 KB라이프생명은 KB손해보험과 순익 1조원에 달할 정도로 순익 부진을 만회하는 역할을 했다. 수익성에서는 안정적이지만 양종희 회장이 KB손해보험 대표이사로 내부 출신인 구본욱닫기구본욱기사 모아보기 대표를 발탁한 만큼 보험 전문성을 중요시 해 내부 또는 외부 전문가 기용 가능성도 있다. KB생명 대표이사 재직까지 합하면 이미 3년을 대표이사로 지낸 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KB생명은 KB사태 수습 이후인 2015년에는 교보생명 대표이사를 지낸 신용길닫기신용길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를 CEO로 영입했다. KB라이프생명 초대 대표이사 선정 당시에도 서치펌을 통해 내외부 출신 모두를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에는 민기식닫기민기식기사 모아보기 전 푸르덴셜생명 대표가 초대대표로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KB생명은 과거 ING생명이 KB생명 지분 49%를 보유했던 영향으로 KB 출신보다 외부 출신이 CEO를 맡은 경우가 많다.
초대 KB생명 대표이사였던 윤인섭 대표는 그린화재해상보험, ING생명 대표이사를 역임한 외부 출신이다. 당시 KB국민은행이 ING생명과 KB생명을 출범시킬 당시 KB생명 설립 사무국장을 맡았다. 윤 대표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재직했다.
윤 전 대표 이후 대표이사를 지낸 신달수 대표, 김석남 대표도 모두 외부 출신이다.
신달수 대표는 금융감독원 보험검사국장, 중소기업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관출신이다. 1년 만에 갑자기 사임하면서 삼성생명 신판매채널팀 상품, 메리츠화재 개인영업총괄 전무를 지낸 김석남 대표가 후임으로 낙점됐다. 2013년 처음으로 국민은행 본부장 출신인 김진홍 전 대표가 KB출신으로 CEO에 올랐지만 KB사태 여파로 1년 만에 물러났다.
KB생명은 외풍이 없던 시기에는 성과주의 성향이 짙게 나타나 이환주 대표도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김석남 전 대표는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부터 2013년 7월까지 KB생명을 이끌었다. 허정수 전 대표도 매출 확대 등 성과를 인정받아 3연임에 성공했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