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호황이라는 '전례 없는 사업기회'를 눈앞에 두고 7000억원 규모 추가 차입을 위해 '알짜' 자회사 두산밥캣을 떼내야 하는 묘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두산에너빌리티 연결 매출 8조2484억원 중 두산밥캣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왜 이런 우량한 자회사를 분할해야만 하는 걸까.
또 미래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 중인 '소형 모듈형 원전(SMR)'의 경우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가 주도하는 루마니아 SMR 건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앞서 지난 7월 루마니아 원자력규제기관(CNCAN)으로부터 루마니아 대형 원전과 SMR 기자재 설계 및 제작 등을 위한 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수주 기회가 한층 늘어난 두산에너빌리티가 이 모든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금과 추가 차입금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자금 조달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게 자회사 두산밥캣 '분할'이다. 이를 통해 두산밥캣 차입금 7200억원을 털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산밥켓 채무부담에도 불구하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자회사를 정리하게 되면 두산에너빌리티 차입금 의존도, 이자보상배율과 같은 재무지표가 개선되기 때문에 차입 조건이 훨씬 더 좋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지난달 주주서한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은 성장을 위한 재원을 적시에 확보하기 위해 좋은 방안"이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체코 원전 수주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두산과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합심해 결성한 '팀코리아'는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지난 19일 두산그룹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은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 체코 방문 일정에 맞춰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에 나섰다. 다음 날인 20일 체코 플젠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현지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열린 '한국·체코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협약식에는 윤 대통령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등도 참석했다.
이에 앞서 박정원 회장은 지난 5월 체코에서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열어 체코 원전 수주전을 지원했다. 두산스코다파워 생산현장과 두산밥캣 EMEA 사업장도 방문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지 발전설비 기업들과 원전 주기기 및 보조 기기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박정원 회장은 "해외 수출 1호 UAE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15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해외 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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