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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우리금융 M&A에 '소통 부족' 지적...임종룡號 종합 금융 실현 가능할까 [부당대출發 흔들리는 우리금융]

기사입력 : 2024-09-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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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 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 = 한국금융신문 DB이미지 확대보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 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 = 한국금융신문 DB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우리금융그룹의 생명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금융당국과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정기검사를 통해 우리금융의 생명보험사 인수 관련 리스크 관리 전반을 고강도로 점검할 예정이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의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향한 길이 더욱 험난해 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 결정은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보험사와 은행은 리스크 요인이 다르다”며 “지주사의 리스크 관리에 이런 요소들이 정교하게 반영됐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 결정에 대해 신문을 통해 알았을 정도로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생보사 인수는 증권사 인수보다 훨씬 큰 거래임에도 그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8일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며 “주식 취득예정일자는 현재 미확정이고 향후 감독당국의 인허가 등 관련 일정 진행에 따라 추후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전체 중 75.3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할 예정이다. 합산 인수가액은 1조5494억원이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모두 인수하면 여섯 번째 대형 보험사가 탄생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32조4402억원, ABL생명 자산은 17조4707억원이다. 이를 합산하면 49조9109억원에 달한다. 생명보험사 중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생명, NH농협생명에 이어 여섯 번째로 자산이 많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한 번에 편입하게 되면, 비은행 부문 수익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공약해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추진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부터 과도한 은행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은행 부문인 증권·보험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까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었다. 과거 구조조정과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올해 5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비은행 강화라는 첫 단추를 뀄다. 지난 1일 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했다. 임 회장은 NH농협금융 회장 시절에도 옛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투자증권의 성공을 이뤄낸 바 있다.

증권업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임 회장의 다음 목표는 바로 보험사 인수였다. 이번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해 증권에 이어 보험 사업으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넓히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 7550억원이다. 이중 은행의 비중은 95.4%에 달한다. 같은 기간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의 은행 순이익 비중은 54.1% 75.0%, 84.6%다. 우리금융의 은행 순이익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최종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금융은 90%대에 달하는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종합금융그룹'에 걸맞는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복현 원장이 우리금융 생보사 인수에 대해 내놓고 지적하면서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금감원은 당초 내년으로 예정됐던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1년 앞당겨 다음 달 초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검사는 지난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검사로, 생보사 인수를 포함한 우리금융의 자본 적정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만약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생보사 인수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금융그룹이 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이어야 편입승인이 이뤄진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들이 지주사의 재무건전성과 운영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금융지주 전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손 전 회장과 가까운 친인척 관련 비리가 은행 내부에서 이미 다 알려져 있었고, 내부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대응 방식을 봤을 때 서로 ‘나눠 먹기 문화’가 팽배하다는 시각을 받는 조직에 대한 개혁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착수한 검사에서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이 내준 350억원 규모의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적발했다. 우리은행은 '여신심사 소홀'로 인한 대출 부실인 만큼 금융사고가 아니여서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금감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부당 대출 혐의 적발 이후 한 방송에 출연해 "금융지주 회장 내지는 은행장 등 고위 내부자들의 윤리 의식을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지 감독당국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우리금융그룹의 보험사 인수는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르면 일반회사나 금융회사는 다른 금융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려면 최근 1년간 기관 경고 조치 등을 받지 않아야한다. 이런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하는 등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승인이 확정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엄정한 제재를 시사한 만큼 해당 사건이 이번 인수에 끼칠 영향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종 인수까지 금융당국의 승인 등이 남아있다"면서 "앞으로 심사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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