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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빚더미인데…LH, 추가로 부채 늘려 '비아파트 살리기' 괜찮을까

기사입력 : 2024-09-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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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3기신도시 조성 등 자금 지원…오피스텔 등 신축매입임대 공급도 확대
기재부, 높아지는 공공기관 부채비율 속 '재정건전성 강화' 재무관리계획 제출
이한준 사장 “부채증가는 일시적, 5~6년 후 토지 매각하면 회수 가능”

이한준 LH 사장이 신축매입임대 현안 설명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제공=LH이미지 확대보기
이한준 LH 사장이 신축매입임대 현안 설명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제공=LH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채를 늘려 3기 신도시와 신규 국가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지원에 나선다. 여기에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신축 매입임대주택 공급도 도맡는다.

그러나 LH는 이미 부채비율이 공공기관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높은 상태로, 이번 부채 확대가 LH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한준 LH 사장은 “(부채비율이) 위험 수준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한편, “정부 재정지원 단가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도 발언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2일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신축 매입임대 현안 설명회를 열고 "3기 신도시와 14개 신규 국가산업단지 추진을 위해서는 사채를 더 끌어와 보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27년까지 208%로 낮춰야 하는 부채비율을 2028년까지 233%로 변경하는 것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LH 부채는 153조원이며, 부채비율은 218%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6월 말 LH를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며 LH가 2027년까지 부채비율을 208%까지 낮추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준수하도록 했다. 공공기관 평균 부채비율은 현재 207.3%선으로 경고등이 켜졌다. 기재부는 이를 관리하기 위해 재정건전성 확보를 목표로 하는 '2024~2028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가 부채비율 확대를 천명하고 나선 것은 최근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집값이 재차 폭등하기 시작하면서, 정부가 대대적인 주택공급에 나서겠다는 정책을 펴면서다. 정부는 내년 25만2000가구를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의 주택공급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해 신축 매입임대주택 11만4000가구를 공급할 것이라고 했는데, LH가 이 중 10만가구 규모를 맡게 됐다.

이 사장은 "LH 부채는 다른 공공기관과 다르게 부채를 끌어와 자산을 취득하는 구조라 5∼6년 후 토지를 매각하면 회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부채비율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153조원의 부채 규모에 대해서는 64조6000억원은 이자부담이 없는 회계상 부채, 45조4000억원은 공익사업을 위해 주택도시기금에서 융자받은 부채로 재무부담에 큰 영향이 없다고도 설명했다.

LH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매입임대주택 매입 약정이 체결되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재 심사를 통과하고 약정 체결 대기 중인 주택은 2만5000가구다. LH는 원활한 공급을 위해 매입임대주택 지원 단가 인상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정부 지원 단가 비율은 65% 수준이었는데, 이를 점진적으로 95%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 부동산경기 악화에 실적 부진 피하지 못한 LH, 오리 사옥 매각 가능할까

주택공급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LH지만 그간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며 수반된 실적 악화는 뼈아픈 부분이다. LH의 지난해 매출액은 13조8840억원, 영업이익은 437억원, 당기순이익은 515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직전해인 2022년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액은 16조6263억원, 영업이익은 1조8128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4327억원에서 모두 크게 줄었다.

LH는 지난해 매각 용지의 분양대금 연체액이 전년보다 3조원가량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통상 건설사나 시행사가 LH로부터 토지를 분양받으면 수년에 걸쳐 중도금을 납입한다. 그러나 공사비 인상 등으로 공사가 여의찮아 중도금을 상환하기 어려워지자 이를 납입하지 않은 채 연체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LH가 용지를 매각한 뒤 받지 못한 연체액은 2021년 말만 해도 2조원대였으나 2022년 말 3조9천억원, 지난해 말 6조9000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LH가 용지 매각에 나서도 건설업계가 이를 받아줄 여력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이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연체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22년에도 LH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정책과제가 쏠리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LH의 재무제표는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한준 사장은 14년간 매각에 실패한 경기 성남시 LH 오리 사옥을 부지 용도 변경을 통해 매각하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오리 사옥 부지는 일반 상업지역으로, 건물 용도가 오피스 등 업무시설로 제한돼 있다. 이 사장은 "현재 1기 신도시 분당에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성남시와 협의해 LH 사옥을 포함한 오리역 일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한 매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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