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금융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바꾸었지만, 투자자들은 많은 투자상품과 서비스에 여전히 상당한 수수료(fee)를 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은 금융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잠재적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 창업주인 박 회장은 현재 그룹의 글로벌 전략가(Global Strategy Officer)로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은 미래에셋의 화두다. 2003년 선도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스무해가 지난 현재 19개국에 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새로운 전략의 핵심은 글로벌에 AI를 장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자산배분 알고리즘이 강화되면 미래에셋이 그동안 공 들여온 연금 자산관리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Global X(글로벌 엑스) 인수 등을 통해 다져온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플랫폼 시너지 내기도 공략 대상이다.
박현주의 승부수 ‘AI 글로벌 비즈니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지난 2018년 미국 혁신 테마형 ETF(상장지수펀드) 운용사인 ‘Global X(글로벌 X)’를 인수했고, 2023년에는 영국 ETF 전문 'GHCO' 인수로 유럽 확장을 했다. 2023년 말 인도 현지 업계 톱10 수준 증권사인 ‘셰어칸(Sharekhan Limited)’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사업 새 이정표를 세웠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과 그룹 차원의 비즈니스 시너지도 공략한다. 2023년 8월 호주 AI 로보어드바이저인 ‘스톡스팟’을 인수했고, 2024년에 미국 ‘웰스스팟’ 설립으로 AI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확장한다.미래에셋은 AI와 연금의 ‘어깨동무’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가입평가금액은 2024년 7월 말 기준 1조5733억원이며, 가입계좌는 2만1979계좌에 달한다.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 계좌가 다수로, 개인들의 AI 기반 자산관리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퇴직연금에 지속적으로 신경 쓰기 힘든 직장인부터, 예비 은퇴세대 등이 가입했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맞춤형 투자 솔루션을 원하고, 동시에 합리적인 투자비용에 관심이 많은 고객군을 충족시켰다고 할 수 있다. 투자 성향, 가입 시점, 현재의 자산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투자 솔루션을 제안한다. 개별 투자 상품에 부과된 수수료 이 외 로보어드바이저 이용에 따른 별도 수수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향후 퇴직연금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출시를 통해 고객에게 더 편리한 투자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며, 개인연금으로의 확장을 통해 연금분야에 혁신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 2023년 7월 '서비스산업의 디지털화 전략'의 일환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한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규제 샌드박스를 허용키로 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퇴직연금 AI 알고리즘도 코스콤 테스트베드 심사를 통과했다. 이들 알고리즘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금융사들은 시스템 구축을 거쳐 올해 연말에는 AI 로보일임 상품 및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투자업계에서 AI 연금 자산관리 시장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운용은 휴먼(human) 매니저의 경험, 직관, 감정, 판단에 좌우되지 않고, 철저하게 데이터를 토대로 자산배분 솔루션이 제공된다는 게 특징이다. 반면, 상승장에서 수익률이 제한적인 것은 로보어드바이저의 단점으로 지적된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은 게 장점이기도 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직접 자산관리를 선호하는 디지털 고객층에 맞춰 ‘AI 투자비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보유종목의 시그널, 관심 종목 리포트 발행, 글로벌 투자 자료 안내 등 고객의 행동패턴과 상황에 부합하는 정보를 AI를 활용해 맞춤형으로 제공 중이다. 또 생성형 AI 서비스로 ‘어닝콜 읽어주는 AI’도 라인업하고 있다. 이 밖에 ‘초고수의 선택’, ‘AI 인포메이션’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0년 초반에 주식, 주가지수, 채권 등을 활용해 특정수익구조를 복제하는 상품을 시작으로, 이후 퀀트펀드, 글로벌인덱스펀드, 배당프리미엄 펀드 등을 운용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현재 전담 조직 'AI금융공학부문'이 가동되고 있다.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AI를 펀드운용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AI자산배분펀드, AI주식형펀드, 퇴직연금 로버어드바이저 펀드뿐 아니라 퀀트펀드, 배당프리미엄펀드, 커머더티를 포함한 글로벌인덱스 등을 리서치,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는 AI글로벌모멘텀, AI나스닥펀드, 아세안 실렉트Q, ETF 자산배분 처럼 AI를 활용해서 펀드를 운용하는 제한적인 방식에서, 운용에서 매매까지 일원화된 서비스를 하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글로벌주식 개인포트 자문 서비스 등으로 확장했다"며 "또한 개인 맞춤형 인덱스 펀드와 기관 AI포트폴리오 자문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서치·해외법인에도 AI 키워드…“고객수익률 향상 지원”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5월부터 'AI 기업분석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리서치센터의 전문성과 AI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자체 개발한 AI에이전트를 통해 생성됐으며, 애널리스트의 감수를 거친 후 발간토록 했다.기업의 실적 발표 후 5시간 가량 소요되던 분석 및 리포트 작성 작업을 5~15분 이내로 단축해 분석 리포트를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공시자료로부터 자동으로 주요 데이터를 획득하고 검증한 후 이를 분석한다. 또 AI 모델을 활용해 단기 예측 및 발표된 실적에 대한 평가를 수행한다. 생성형 AI를 이용해 리포트 초안 및 그래프/표 등을 자동 생성한다.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분석리포트의 양을 대폭 늘릴 예정이며,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분석의 품질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며 "또 AI가 분석한 대규모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AI 파일럿(AI Pilot)'은 금융 전문가들과 AI엔지니어가 손잡고 해외증시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분석 제공을 목표로 한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PB(프라이빗뱅커)와 트레이딩 관련 직원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시장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3분기까지 개발 및 내부 테스트를 완료하고, 4분기에는 참여하는 금융 전문가 집단을 확대하고 서비스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맞춰 자체 구축한 오픈소스 LLM(대규모언어모델) 개발 역량을 내재화하고, 그룹 내 회사와 해외 법인의 AI 개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웰스 테크 기반 글로벌 투자 솔루션을 통해 고객자산의 글로벌 전환을 가속화하고, AI투자 알고리즘 고도화, 시나리오 별 대응 전략 등 AI 데이터 기반 투자정보 퀄리티 혁신으로 고객의 투자의사결정 지원을 강화해 고객수익률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AI를 활용해 한 명의 전문가가 관리할 수 있는 투자 종목의 수를 대폭 늘리고, 시장 변화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의 향후 방향을 예측하는 시그널 모델,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비중조절 모델, 개별 주식의 상대 우위를 알려주는 종목 선택 모델, 특정 테마에 따른 투자 비중조절 모델, 전반적인 자산배분 모델, 적절한 시점에 수익을 실현하는 시세차익 거래 모델 등이 AI 플랫폼에서 구현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호주 스톡스팟, 미국 웰스스팟 등 AI 및 로보어드바이저 법인을 통해 AI 기반 서비스를 접목한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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