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금융당국의 긴급 평가는 지난 5월 발표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방안'에 따라 업권 전반에서 고정이하 분류여신 자산이 증가해 시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실태평가는 금융기관의 전반적인 경영 현황을 점검하는 감독 절차다. 평가 후에는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경영관리 능력 등을 기준으로 1등급(우수)부터 5등급(위험)까지 구분한다.
해당 평가는 일반적인 검사랑 다르다. 평가 결과에서 건전성이 4등급(취약) 이하를 받을 경우 적기시정 조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적기시정조치는 권고, 요구, 명령으로 구분돼 있으며, 조치 대상 저축은행은 부실채권 처분과 자본금 증액, 배당 제한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6월에도 저축은행 세 곳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에 착수한 바 있다. 6월 실시한 경영실태평가 작업은 이달내로 마무리해 평가 등급을 확정할 계획이다. 평가를 통해 취약 등급을 받은 저축은행은 부실채권 매각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계획을 의무로 제출해야 한다.
이번 평가에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이 포함돼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감원이 이렇게 경영실태평가에 나서는 것은 선제적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다. 또한, 평가 이후 이어질 적기시정조치를 통해 업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붙이기 위함이다. 아울러 부실 저축은행의 경우 자산매각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강제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올 2분기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전 분기 대비 소폭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PF 펀드 꼼수 매각’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특히, 부실채권을 매각했음에도 연체율은 하락했으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오히려 상승한 점도 지적했다. 이번 평가 대상 저축은행도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더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이하여신의 증가는 지난 5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방안'의 영향도 있다. 이번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으로 브릿지론·본PF별 핵심위험요인을 반영해 평가기준을 객관화·구체화했다.
또한 사업성평가 쳬계를 현행 3단계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의 4단계로 세분화했다. 특히, 사업성 부족 사업장에 대한 신속한 정리 유도 및 금감원 점검을 강화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연체, 연체유예 또는 만기연장 3회 이상인 사업장 총 216조5000억원을 재평가했다.
그중 저축은행의 PF 익스포져는 16조6000억원에 달했다. 저축은행의 PF 익스포져를 재평가한 결과 유의 및 부실우려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향후 금융회사는 오는 6일까지 재구조화·정리계획을 확정해야 한다. 금감원은 9월 말부터 매월 사후관리 이행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업성 평가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업권의 자본비율이 3월 말 대비 상승하는 등 전반적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업성 평가로 크게 상승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금융회사의 재구조화·정리계획이 원활히 이행될 경우 하반기에는 안정적으로 개선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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