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대표는 지난 9일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신규법인 설립을 신청하고, 1차로 설립자본금 9억9999만9900원(10억원-100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합병법인에 판매자들이 주주조합 형태로 참여해야 한다. 판매자들이 1대 주주로 이사회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인데, 구 대표는 이러한 방법이 판매자와 플랫폼, 고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판매자들이 미정산 대금의 일부를 전환사채(CB)로 바꾸고, 주인으로서 경영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판매자들의 신뢰를 잃은 구 대표가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구 대표가 밀어붙이는 합병은 무리라는 이야기다. 아울러 판매자들이 횡령, 배임, 사기 등 혐의를 가진 구 대표를 믿고 참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티몬·위메프 대표가 상품권 할인 판매에 구 대표의 관여가 있었다고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만큼 구 대표에 대한 신뢰는 회복 불능인 상황으로 보인다.
앞서 류화현 위메프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는 지난 7일 포렌식 참관을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이날 “구 대표가 위메프 인수 후 상품권 사업 부문을 티몬에 넘기도록 지시했는가”라는 물음에 “회사 실장과 본부장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류광진 대표도 같은 날 “구 대표가 상품권 사업을 통합해서 관리하라고 지시하는 것을 회의에서 들었다”고 답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이튿날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에 따라 채권과 채무가 모두 동결됐다. 이후 지난 2일 법원은 티몬과 위메프가 신청한 ARS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양사는 이르면 12일 신규 투자 유치 계획, M&A 추진, 구조조정, 단독 매각 등 방안이 담긴 자구안을 법원에 제출한다.
특히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자체적으로 매각을 위해 각자 인수 희망처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구 대표는 이에 대해 “위메프 대표가 본인의 네트워크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저는 큐텐 차원에서 론(대출)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검찰은 이번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한 사기 피해액을 1조원대, 횡령액은 400억 원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구 대표 등 주요 임직원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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