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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롯데·BC카드, 건전성 악화로 베트남서 고전 중 [글로벌 제2 수익영토 찾아라 (1)]

기사입력 : 202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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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롯데·BC카드 현지법인 1분기 90억원 적자
업황 악화…현지인 연체이력 등 데이터 고도화 필요

신한·롯데·BC카드, 건전성 악화로 베트남서 고전 중 [글로벌 제2 수익영토 찾아라 (1)]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금융권이 수익다변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글로벌 사업을 꼽고 핵심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 업권별 금융사가 공략 중인 주요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현황과 전략 방향을 살펴 본다. <편집자 주>

국내 카드업계는 2010년대 들어 성장이 정체됐다.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후 가맹점 수수료율이 3년 주기로 개편되며 점차 하락한 것이 주된 이유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업체의 간편결제 시스템이 확산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한국 카드업계의 순이익은 2012년 이래로 2조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가맹점수수료수익은 전체카드 수익의 30.5%까지 하락했다.

본업 수익성 하락에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대출 부문을 확대해 순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또한 고민거리다. 카드사 대출은 저신용자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최후의 보루로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다. 이에 경기가 악화되면 연체율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수익성은 높일 수 있으나 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이다.

국내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자 카드사들은 해외, 특히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카드사들이 해외 시장 중에서도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포화단계인 국내와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잠재력이 크게 느껴지는 베트남은 카드사들의 주요 진출지 중 한 곳이다. 인구가 1억명에 달하는 베트남은 평균 연령이 32.8세로 젊은 나라다. 중산층 인구 비율이 전체의 1/3인 약 3300만 명을 차지할 정도로 젊고 구매력이 강하다. 2030년에는 중산층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3인 66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특징에 국내 카드사 중에서는 신한카드, 롯데카드, BC카드가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베트남의 발전과 함께 성장의 토대를 닦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韓 1등 카드사
신한카드는 동남아 시장 거점은 베트남이다. 신한카드는 2019년 초 프루덴셜베트남파이낸스(PVFC)를 인수해 법인 사명을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로 바꿔 같은 해 7월 출범했다.

직장인 및 우량고객 추가대출등의 신용대출 업무를 영위 중이며, 모바일 비대면 대출 플랫폼 개발 등 디지털 전환 사업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오토론, 2021년 내구재/오토바이 상품을 출시했으며 2022년 8월 신용카드 사업을 런칭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매진하고 있다.

그 결과 SVFC는 ▲2019년 183억원 ▲2020년 227억원 ▲2021년 65억원 ▲2022년 173억원 등 꾸준히 흑자를 창출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SVFC는 지난해 44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52억 6900만원의 손순실을 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베트남 경기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이 18.1% 감소했고, 지난해 하반기 건전성 악화로 대손상각 금액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VFC의 2023년 영업권은 1183억원이다. 인수가 1510만달러(2018년 당시 약 1614억원) 보다 430억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 이는 SVFC의 순자산가치가 430억원으로 신한카드가 1183억원의 웃돈을 얹어 인수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SVFC의 영업권이 발생했다. 영업권은 매년 실적을 기반으로 현금창출능력을 평가한 뒤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손상차손을 반영하도록 돼 있다. 신한카드가 영업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가 수익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에 SVFC는 올해 적극적인 영업 활성화를 통해 수익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베트남 법인은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법인 운영을 추진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는 충당금 적립 최소화와 더불어 설계사 증원 및 고객 한도 상향 등 적극적인 영업 활성화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롯데카드, 韓 카드사 최초로 진출
롯데카드는 2018년 3월 베트남 '테크콤 뱅크’ 소유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을 100% 인수해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기존에 영업하던 회사를 인수해 운영비만 들이는 형태가 아닌, 라이선스를 보유한 재무 건전성이 좋은 회사를 인수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로 시스템 투자부터 영업점 확충 등 모든 부분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영업 준비 기간을 거쳐 2018년 12월 개인신용대출을 시작으로 소비자금융 사업을 시작했다. 2019년 4월 본격적인 신용카드 영업을 개시했다.

2022년 12월 베트남 내 2위 E-commerce 사업자인 Tiki와 'Pay Later'(E-commerce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목적형 단기 소액 대출)를 런칭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2019년 77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20년 167억원 ▲2021년 131억원 ▲2022년 101억원 ▲2023년 1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 중이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35억8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현재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안정적인 자산 성장 및 비용 효율화 등으로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또한 신한카드와 마찬가지로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영업권이 발생했다. 롯데카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의 2023년 영업권은 329억원이다.

이에 롯데카드는 올해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의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량자산 확대를 가속화해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안정적 사업 확장 및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고, 중기적으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MOU부터 법인 인수까지 차근차근
BC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해있다. 그 중 베트남은 2018년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 결제 플랫폼 디지털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처음 진출했다. 베트남 진출이 본격화된 건 2020년 와이어카드 베트남(Wirecard Vietnam)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현지 카드 결제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부터다.

2021년 출범한 ‘BCCARD VIETNAM LTD.’는 ▲2021년 5억 3317만원 ▲2022년 8595만원 ▲2023년 3억 4843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순익을 창출했지만 올 1분기에는 올 1분기 2억4113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BC카드 관계자는 “현지에서 신규사업에 투자한 영향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영업수익과 자산은 증가했다”며 “거래규모가 증가하면서 재고자산이 증가해 자산이 증가했으며 신제품 출시 등 결제솔루션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영업수익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BC카드에 따르면 올해 비씨카드베트남은 영업을 통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뿐만 아니라 건전성 관리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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