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은 지난 1999년 서울 신사에 첫 헬스앤뷰티(H&B)스토어를 국내 최초 개장했다. 당시 화장품과 편의점, 약국을 결합한 ‘드럭스토어’ 개념은 국내에서 생소했다. 그러나 올리브영은 의약품 대신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에 집중했고, 상품 가짓수를 다양화해 현재 오프라인 매장 수 1340여 곳을 두게 됐다. 올리브영은 후발주자인 랄라블라(GS리테일), 롭스(롯데쇼핑)와도 삼파전을 벌였지만, 코로나를 거치면서 유일무이한 K뷰티 로드숍으로 자리잡았다.
올리브영이 퀵커머스 시장에서 속도를 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온라인몰 서비스가 확장해가면서 회사 실적도 동반 상승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기간 올리브영이 옴니채널을 도입하면서 비대면 서비스를 집중 공략했다. 이에 지난 5년간 퀵커머스 ‘오늘드림’ 매출이 연평균 5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올리브영 매출은 3조8682억원, 영업이익 460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그중 온라인 매출 비중은 26.6%로, 2019년(10.6%)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올리브영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매출은 1조3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 대표는 이처럼 K뷰티 시장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연계가 중요해질 것을 예측했다. 옴니채널에서 ‘스마트반품’, ‘매장픽업’ 추가 기능도 마련했다. 이어 온라인몰 내 SNS 서비스 ‘셔터’와 제품 콘텐츠를 다루는 ‘매거진’, 건강관리를 위한 웰니스 전문관 ‘헬스+’ 등 커뮤니티 기능도 추가했다. 온라인몰 내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인 ‘럭스에디트’도 선보여 인디 라인부터 정통 프리미엄 라인까지 총 34개 국내외 고급 브랜드를 갖추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도심형물류거점(MFC)를 개장했다. 올리브영 MFC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리브영은 앞서 지난 2021년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현재 12곳의 MFC를 둔 상태다. MFC는 올리브영 퀵커머스 서비스 ‘오늘드림’ 배송을 중점적으로 담당한다. 전국 각지에 있던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했지만, 퀵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MFC를 세우기 시작했다. MFC는 일반 매장보다 상품 가짓수가 더 많아 퀵커머스에 특화됐다.
올리브영이 새로 개장한 MFC해운대는 992㎡(약 300평) 규모로 하루 최대 6000건의 주문량을 처리할 수 있다. 부산 동부권인 동래구와 수영구, 연제구, 해운대구 일대를 맡는다. 올리브영은 다음 달에도 MFC사상을 열어 부산 서구권 퀵커머스도 시작한다. 이후 내년까지 주요 광역시와 지방 중·소도시 위주로 20개 이상의 MFC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장기적으로 전체 온라인몰 주문량의 절반가량을 소화한다.
1977년생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는 CJ그룹 내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CEO)이다. 그는 건국대 응용생물학과를 나온 후 2000년 편의점 한국미니스톱에 상품기획(MD)으로 입사해 2006년 올리브영으로 적을 옮겼다. 이후 올리브영 MD팀장, MD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면서 2022년 대표직에 올랐다. 이 대표는 MD 전문가답게 고객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남성 고객이 늘자 맨즈케어 제품을 공략했고, 경기가 어려워지자 중소 K뷰티 브랜드를 적극 발굴해 가격 부담을 낮췄다. 기존 화장품에서 샴페인과 같은 주류나 건강기능식품, 잡화 등으로 진열대를 꾸렸다.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명동에는 외국인 관광객 상대로 뷰티 체험관도 선보였다.
퀵커머스 시장은 이미 배달의민족, 컬리 등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들의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주로 식품이나 생필품 위주로 퀵커머스 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올리브영의 퀵커머스 도전장은 뷰티업계 최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올해 매출 4조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올리브영이 퀵커머스로 어떤 시너지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리브영은 “MFC와 전국 매장망 고도화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올리브영을 이용하는 고객들에 긍정적인 구매 경험을 선사하겠다”라며 “차별화된 옴니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당일배송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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