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최근 1327억9700만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3일 발행된 이 교환사채는 표면이자 0%, 만기이자 0%로 별도의 이자지급기일은 없다. 교환대상은 호텔신라 기명식 보통주다. 교환가액은 1주당 6만2200원으로, 교환사채 교환비율은 100%다. 교환청구기간은 이달 12일부터 2029년 6월28일까지다.
호텔신라 입장에서 ‘제로금리 교환사채’ 발행은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신용등급 AA-로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금리가 낮지만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점이 걸림돌이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1미만이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는 금융비용을 지불하기 힘들다. 호텔신라의 부채비율도 올해 1분기 기준으로 426.8%에 달하는 만큼 자사주를 기반으로 한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교환사채 발행규모는 1327억으로 올해 1분기 기준 호텔신라 부채총액인 2조5091억원의 5% 규모로 꽤 크다. 1분기 이자비용은 149억원으로 연간 환산하면 596억원이다. 이렇게 되면 약 30억원 가량의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자비용을 낮추면 주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호텔신라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신라면세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분기 면세부문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 급감했다. 매출액은 8307억원으로 37% 증가했다. 다만 국내 시내점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20% 증가, 공항점 등 매출은 57% 증가했다.
업계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2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 2분기 연결기준 매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1% 늘어난 1조494억원, 영업이익은 52.8% 감소한 318억원을 예상했다. 특히 면세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8.5% 줄어든 136억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신라면세점의 경쟁사이자 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쉽지 않다. 지난달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하겠다며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 ▲수익구조 안정화 ▲조직 슬림화 ▲전 임원 급여 20% 삭감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 등 계획을 밝혔다.
호텔신라는 수익성 악화 업황 부진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 전문화된 주류 플랫폼으로 강화하는 모습이다. 고마진인 위스키를 활용한 주류특화 유료 멤버십,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등 전방위에서 힘을 주고 있다. 주류가 면세업계 효자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만큼 주류 전문화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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