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메로나, 투게더, 요맘때 등 다수 스테디셀러 제품을 보유한 유업체다. 1967년 설립한 대일유업이 전신이다. 당시 베트남에 진출해 미군부대를 상대로 아이스크림을 납품했다. 그러다 경기 남양주군에 유제품 가공공장을 세우면서 유제품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에 대일유업이 미국 퍼모스트 맥킨슨사 기술을 들여와 아이스크림 사업에 진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도중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부도를 맞았다. 옛 한국화약그룹(한화)이 신사업을 찾다가 1973년 대일유업 지분 50%를 인수했다. 이후 대일유업이 출시한 ‘퍼모스트 아이스크림’은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 회사는 1982년 사명을 현재의 빙그레로 변경했다. 빙그레는 1995년 한화에서 계열 분리됐다.
빙그레는 지난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국내 빙과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 바밤바 등 인기 제품을 보유한 업계 4위 업체였다. 이후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와 합병하면서 빙그레와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회사가 이처럼 성장하는 것과 달리 여성 임금이나 고용 현황은 많이 뒤처졌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빙그레 남녀 직원 임금 현황을 보면 여자 직원 1인 평균 임금은 4911만원으로, 남자 직원(6305만원)의 77.9% 수준에 그쳤다. 빙그레는 여자 직원 고용도 인색한 편이다. 전체 직원 수 1779명 가운데 여자 직원은 421명, 23.7%에 불과하다.
실제 유업체 중 상장사인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도 여성 고용률이 저조하다. 지난해 기준 매일유업은 전체 2040명 직원 중 여성이 466명(22.8%), 남양유업은 전체 2070명 중 여성이 626명(30.2%)에 그쳤다.
빙그레 기간제 근로자는 총 200명으로 남성이 124명, 여성이 76명이다. 남자 직원 10명 중 1명, 여자 직원은 10명 중 2명이 기간제 근로자인 셈이다. 여성 직원 기간제 비율이 높은 현상이 빙그레 남녀 임금 격차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업체 특성상 생산, 판매에 계절적 요인이 많아 상대적으로 기간직 근로자 채용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주로 단순노무직에 집중돼 있는데, 해당 업무에 여성 근로자 지원율이 높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빙그레 임원 현황을 보면 등기 임원 7명, 미등기 임원 8명 중 여성이 전무했는데, 이에 대해 빙그레는 올해 마케팅 부문 미등기 여성 임원을 신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성 근로자 비율도 2013년 19.8%에서 2018년 21.6%, 지난해엔 23.7%로 증가 추세라고 부연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임금이 높은 관리직, 전문기술직 남성 비율이 높아 여성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게 보이는 것”이라며 “다만 국내 기업 중에서 남성 대비 여성 평균 임금 비율인 65%를 상회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력구조는 단기간에 개선하기에 제약이 많지만, 여성 관리직이나 전문직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개선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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