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자본시장의 대개혁으로 기업의 혁신동력 확보를 지원하고 투자자가 과실을 최대한 향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들은 우리 모두가 탑승하고 있는 ‘대한민국 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며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선진화를 위해 사회적 총의를 모아 해결해야 한다”며 “개혁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실리콘밸리식 ‘Move Fast & Break Things(무언가 깨트릴 정도로 빠르고 과감히 행동해 낡은 것을 변화시켜야 함)’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한 “자본시장의 선진화 달성을 위해서는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증권회사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조가 중요하다”며 “단순 ‘브로커(broker)’에 머무르기보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신뢰받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시장은 인공지능(AI)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에 환호하며 우리나라에서 혁신기업이 왜 나올 수 없냐고 반문한다”며 “한국판 엔비디아 발굴을 위해서는 그동안 부동산 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증권업계 영업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면밀한 검토 없이 따라 하기식 투자 결정으로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했던 부동산·대체 자산 위주의 쏠림에서 탈피해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AI·빅데이터를 비롯한 유망 산업의 혁신기업에 양질의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공급자(Core Provider)’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의 내부통제 미흡, PF 리스크와 관련한 쓴소리도 냈다. 이 원장은 “안타깝게도 불법행위로 제재받은 임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해 동일 업무에 종사하는 등 안일한 업계 관행으로 인한 사적이익 추구와 같은 고객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훼손하는 사고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CEO 여러분이 내부통제의 최종책임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잘못된 조직문화와 업계 질서를 바로잡으며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PF와 관련,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해 증권사의 면밀한 사업성 평가와 리스크관리를 요청했다. 그는 “부실 우려 사업장으로 평가된 경우 충분한 충당금 설정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하는 한편, 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리스크를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는 주요 운영주체인 증권사가 정부·금융당국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줄탁동기(啐啄同機)의 정신으로 노력해야 이뤄질 수 있다”며 “이러한 소명 의식에 감독당국과 업계가 공감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주요 현안에 대한 시장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해주신다면 겸허한 자세로 경청해 자본시장 감독업무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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