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미식은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며 동종 제품 대비 가격을 2배가량 높게 책정하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고집했다. 하지만 하림산업은 더미식 론칭 후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김 회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
당시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양념 채소를 20시간 이상 끓여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았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이듬 해 더미식 즉석밥과 유니자장면, 지난해 만두 9종과 비빔면을 선보이는 등 제품 종류도 다양화했다.
김홍국 회장도 더미식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직접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프리미엄 즉석식품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김 회장은 더미식 장인라면 출시와 함께 매출 1조5000억원을 내 메가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장인라면은 출시 두 달 만에 500만 봉이 판매되는 등 소비자들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김 회장 바람과 달리 더미식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미식 즉석밥은 CJ제일제당, 오뚜기에 밀려 시장점유율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장인라면도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3사와의 경쟁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문제는 더미식이 동종 제품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해 소비자들 외면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더미식 장인라면은 한 봉지에 2200원, 즉석밥은 210g 기준 2300원, 고기교자 만두는 700g 기준 1만1000원에 책정됐다.
이는 제품별 1위 브랜드인 농심 신라면 한 봉지 950원, CJ제일제당 햇반 210g 기준 1850원,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 만두가 1.05kg 1만1530원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미식은 첨가물 없는 신선한 식재를 사용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고물가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하림산업 적자 폭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림산업 영업손실은 2021년 589억원에서 2022년 868억원, 2023년 1096억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부터 하림산업에 1000억원대 자금을 수혈했다. 하림지주는 하림산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300억원, 7월 300억원, 10월 400억원, 올 1월 300억원 등 4회에 걸쳐 총 1300억원을 출자했다. 그럼에도 하림산업 자체 실적 반등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판교에 있는 하림산업 사옥을 하림지주 등이 있는 서울 논현동 하림타워로 이전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는 실적 부진에 빠진 하림산업을 김 회장이 직접 챙기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산업은 “하림산업 본사는 익산공장에 있고, 판교 사옥에는 영업팀, 마케팅, 연구·개발(R&D) 부서가 있다”며 “하림산업 판교 사옥 서울 이전은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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