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이사회는 구성과 운영 등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선진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가 발간한 기업 지배구조보고서를 봐도 12가지 핵심지표 중 9가지를 준수하고 있다.
다만 각종 기관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는다. 한국ESG기준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 환경·사회 영역에서 각각 사실상 최고점인 A+를 매겼으나, 지배구조에선 B+를 줬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지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의도적으로 기업가치를 누른다’는 의심을 없애는 일도 이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업가치 제고라는 정책 방향에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 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은 ‘페널티 없이 기업 자율에 맞긴다’는 점을 명확히 했지만 기업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선 확답이 없지만, 차세대 사업과 주주 소통 강화라는 장기적 방향성은 비교적 명확히 하고 있다. 이는 이사회 구성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사외이사 구성을 보면 회사 미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5인 가운데 3인이 사업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기술 전문가로 구성됐다.
특히 올해 현대모비스 이사회에 합류한 키스 위텍 텐스토렌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반도체 전문가다. 기업변호사로 커리어를 시작해 AMD·인텔을 거쳐 구글 전략담당, 테슬라 R&D담당을 역임했다.
텐스토렌트는 천재 반도체 엔지니어로 불리는 짐 켈러가 CEO(최고경영책임자)로 있는 캐나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설계업체다. 현대차그룹도 투자했다. 현대모비스가 점찍은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 체제 핵심이 반도체인 만큼, 구체적 조언은 물론 긴밀한 전략적 협업도 기대된다.
이밖에도 기술기반 혁신경영을 연구한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 대학원 교수,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GM CEO를 역임한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 자동차 산업과 관련 깊은 전문가들이 현대모비스 이사회에 포진했다.
주주권익 담당 이사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합류한 장영우 영앤코 CEO다. 당시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닫기엘리엇기사 모아보기이 현대모비스 지배구조 개편안을 두고 “오너일가 지배권을 위한 것”이라고 공격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신설했다. “주주와 소통이 부족했다”며 회사가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장영우 이사는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UBS에서 자동차 산업을 담당한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이후 2019년부터 현대모비스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이 포함된 주주환원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최근 2년간 발표한 각각 1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은 현대차·기아에 비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듣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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