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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 현대백화점을 ‘더현대'로 부르게 만든 사나이

기사입력 : 2024-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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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회장 신임 두터운 ‘영업통’
작년말 인사서 대표이사 사장 승진
‘더현대’ 흥행몰이 글로벌로 확장

△1963년생 /고려대 경영학과/1991년 현대백화점 입사/2012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2013년 현대백화점 울산점장 상무/2015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 상무/2018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 전무/2023년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 부사장/2024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현재)이미지 확대보기
△1963년생 /고려대 경영학과/1991년 현대백화점 입사/2012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2013년 현대백화점 울산점장 상무/2015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 상무/2018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 전무/2023년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 부사장/2024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현재)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현대백화점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정지영닫기정지영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최고경영자(CEO)로 첫발을 내딛었다. ‘영업통’으로 소문난 정 사장은 앞서 ‘더현대서울’ 흥행을 주도한 인물로도 유명해 기대가 높다.

다만 지속되는 오프라인 유통업 위기로 어깨는 가볍지 않다. 힘든 환경에서 방향키를 잡았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현대백화점 글로벌화’를 새로운 전략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11월 단행된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교체는 현대백화점그룹 ‘2024년 정기임원인사’에서 큰 변화였다. 현대백화점에서 4년, 한섬에서 8년 등 총 12년간 전문경영인으로 재직한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종 대표이사가 물러났다. 그 자리에 정지영 전 영업전략실장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올라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년간 계열사 대표를 모두 유임시킨 터라 인사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사와 관련해 “미래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 분야에 대해 변화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영 사장에 대한 정지선닫기정지선기사 모아보기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깊은 신임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 사장은 영업전략실장을 맡을 당시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이라는 이름을 지은 인물로 전해진다.

특히 더현대서울 정체성 확립과 마케팅 전략을 주도하면서 흥행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더현대’는 현대백화점 리브랜딩 계기가 됐고, 국내 최단 기간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백화점이 됐다.

정 사장은 1963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30여년 이상을 근무한 ‘현대백맨’이다.

2012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 2013년 현대백화점 울산점장 상무를 맡았다. 2015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 상무, 2018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 전무를 역임한 이후 2023년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 부사장을 지냈다.

현대백화점 ‘영업전략통’으로 알려진 그는 ‘더현대서울’에 적용한 차별화한 마케팅 등을 글로벌로 확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불모지’로 알려진 여의도에서 성공을 거뒀고, 외국인들 발길까지 이끌어내면서 ‘더현대서울’ 성공 DNA를 글로벌화시키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1~7월) 더현대서울 전년 대비 외국인 매출 신장률은 779.7%로,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전체 평균 신장률(302.2%)과 비교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더현대서울 외국인 구매 고객 중 20~30대 비중이 67%로 구매 외국인 세 명 중 두 명이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현대서울로 MZ세대가 몰려들자 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려는 해외 기업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해 7월 시작한 외국인 대상 ‘더현대 서울 벤치마킹 투어프로그램’에는 루미네‧한큐(일본), 엘 팔라시오 데 이에로(EL Palacio de Hierro‧멕시코), 시암 파라곤(태국) 등 각국 백화점 및 쇼핑몰을 비롯해 네슬레(스위스), 제너럴밀스(미국), 포르쉐(독일) 등 업종 불문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또는 임원진이 다녀갔다.

이에 정 사장은 경쟁력 있는 한국 토종 브랜드를 소싱해 해외 유명 리테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신개념 K콘텐츠 수출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을 론칭했다. 현대백화점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나선 것이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글로벌’을 론칭하게 된 배경에는 ‘K콘텐츠 바잉파워’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더현대서울 등에서 K패션‧K엔터‧K웹툰 등 기존 백화점과 차별화한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일본‧중국‧동남아 등 해외 유명 리테일 기업들이 현대백화점에 협업을 요청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더현대 글로벌’ 론칭을 결정하게 됐다.

해외 유통기업과 협업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 태국 대표 리테일그룹 시암 피왓과 K콘텐츠 전문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은 아이콘 시암 등 피왓 그룹 주요 쇼핑몰에도 더현대 글로벌 모델을 적용한다.

일본 대형 유통그룹 파르코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더현대서울’ 성공 DNA를 이식한다. 파르코는 일본 도쿄 대표적 ‘MZ 쇼핑몰’로 꼽히는 파르코 시부야점을 시작으로 일본 주요 도시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팝업스토어 브랜드는 현대백화점이 직접 발굴해 K패션 아이콘으로 성장한 브랜드로 엄선한다.

이달 시부야점에서 1호 팝업스토어로 노이스 매장을 오픈하며, 이후 이미스, 마뗑킴, 미스치프 등 11개 브랜드에 대한 단독 팝업스토어를 총 660㎡(약 200평) 규모로 순차적으로 운영한다. 패션뿐만 아니라 최정상급 아이돌 등 K-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함께 선보인다.

노이스는 배우 박서준 초청 특별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시부야점 팝업스토어 현지 마케팅 및 매장 운영 지원 등은 일본에서 온라인 패션 플랫폼 ‘누구(NUGU)’를 운영하고 있는 유통사 메디케어랩스와 협업해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이 외에도 다양한 해외 쇼핑 랜드마크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 베트남, 홍콩, 유럽 등의 유수 쇼핑몰들과 더현대 글로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 사장은 ‘더현대 글로벌’을 론칭하면서 “기성 패션 MD에 머무르던 기존 백화점 틀을 깨고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없던 브랜드와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안하는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K패션 브랜드 등과 동반성장하며 더 많은 고객에게 인상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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