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아에 따르면 EV9은 올해 1~3월 미국 시장에서 총 4007대가 판매됐다. 세 체급이나 낮은 EV6의 같은 기간 미국 판매량 4059대와 맞먹는 수준이다. 또 EV9 한국 판매량(756대)과 비교하면 5.3배에 이른다.
기아는 작년 11월 미국에 EV9을 출시하며 국내 부진을 반면교사 삼았다. 국내에 없는 76.1kWh급 배터리를 장착한 저용량 라이트 트림을 추가한 것이다. EV9 라이트는 한 단계 윗급인 99.8kWh 모델보다 4300달러(600만원) 낮은 5만4900달러(7600만원)로 책정했다. 7만9990달러(1억1000만원)까지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춰 테슬라 모델X보다 2만5000달러(3400만원) 가량 저렴하다.
7500달러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라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규모다. 현재 EV9은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기에 이 혜택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미국 정부로부터 받지 못하는 보조금을 회사가 대신 내주겠다는 의미다.
이로 인한 손실도 회사가 감내한다는 뜻이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 차량 1대당 지급하는 인센티브는 2565달러로, 1년 전 755달러에 비해 2.4배 급증했다. 이에 대해 기아는 "인센티브 확대는 대부분 전기차"라며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EV9과 동급인 3열 대형 전기SUV 출시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지난 2021년 콘셉트카 세븐으로 선보였으나 아직 출시하지 않았다. 당초 올 3분기 국내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뒤로 당겨 연말께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V9 국내 부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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