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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 쑤는 애플·테슬라·알파벳…‘팹4’ 시대가 온다

기사입력 : 2024-04-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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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 시대서 F4 시대로…AI 효과

사진 = 각사·셔터스톡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 각사·셔터스톡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한동안 미국 증시를 이끌던 ‘매그니피센트7(M7)’ 시대가 저물고 ‘팹4(Fab4)’가 시장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 시각) 매그니피센트7 중 일부 종목의 거래가 부진해지기 시작하면서 엔비디아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로 구성된 ‘팹4’가 새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밴드 비틀즈의 별명이기도 한 팹4는 ‘The Fabulous 4’의 줄임말이다.

M7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MS ▲알파벳 ▲애플 ▲테슬라 등 7개 종목을 일컫는다. 이들 중 엔비디아와 메타, 아마존, MS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알파벳, 애플, 테슬라의 경우 성장성에 제동이 걸려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1분기 약 11% 상승하면서 지난 2019년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기록했다. S&P500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9조달러(한화 약 1경2150조원) 이상 불어났으며 올해에만 22번의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가운데, 테슬라의 주가는 전기차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인도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29% 급락했으며 애플도 아이폰 판매 부진을 겪으며 11% 하락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상당 기간 횡보장세가 이어지다 최근 3주 동안 상승세를 타며 8%가량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82.45%나 급등했고 메타(+37%), 아마존(+19%), MS(+12%)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거두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지수 산출기관인 ‘S&P 다우존스 인디시즈(S&P Dow Jones Indices)’의 하워드 실버블래트(Howard Silverblatt) 수석 지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팹4’는 S&P500지수의 1분기 상승 중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그래픽칩 제조업체 엔비디아는 지난해 개화한 생성형 AI 시장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AI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엔비디아는 지난해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반다트랙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엔비디아 비중은 약 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국내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이 집계한 국내 투자자의 올해 1분기 해외주식 순매수 결제에서 엔비디아는 8억1073만달러(약 1조945억원)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위 5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1위는 테슬라로 8억3505만달러(약 1조1273억원)를 순매수했으며 3위는 팹4 중 하나인 MS(5억502만달러·약 6818억원)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M7의 애플과 테슬라 등 대형주 없이도 증시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다른 종목들도 오름세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에 낙관적인 신호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조셉 페라라(Joseph Ferrara) 게이트웨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Gateway Investment Advisers)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올해 대형 기술주에서 벗어나 다른 부문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지수에 포함된 다른 493개 기업의 실적이 4분기까지 M7의 실적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이 M7의 완전한 힘 없이도 이 정도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은 정말 긍정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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