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있는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세제 혜택 인센티브가 구체화되고, 연기금 등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지침) 적극적 반영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 세미나에서 상장사 전체 대상, 자발적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자본 효율성과 이와 관련한 계획을 연 1회 자율 공시하는 안이 담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이 공개됐다.
오는 5월 중 2차 세미나를 통해 가이드라인 세부 내용에 대한 기업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치게 되며, 6월에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준비된 상장사부터 자율적 밸류업 공시가 이행될 예정이다.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기업가치 제고 문화로 자리잡아야 하며, 상장기업 스스로 기업 특성에 맞는 계획을 수립·공표·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과 이를 통한 ETF(상장지수펀드) 상장,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활용은 안정적 투자수요 확보라는 측면에서 기업들에게 좋은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또 김 상무는 "지수 관련 파생상품 개발이 조속화되면 지수가 훨씬 더 잘 활용될 수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계획, 공표 가이드라인 구성이 종합적이며 향후 이행, 투자자 소통까지 일회성이 아니고 일방적이 아닐 것으로 기대돼 긍정적이다"며 "일본과 달리, 현재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도 포함될 수 있어 기업들에게 좋은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김동양 연구원은 "이미 열심히 주주환원 하는 곳은 더 열심히 하겠지만, 중견 이하 소기업 참여가 중요하다"며 "세제지원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공과 거래소의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실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 있는 이사회가 안착해야 한다"며 "등기임원의 보수가 연계되는 지가 중요하며 이런 부분이 보상위원회의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이동섭 실장은 "전체 주주 입장 대변되도록 기업가치 개선계획이 마련돼야 하며, 사외이사 통해 시장과 소통하면 관여도를 좀 더 높일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제시했다.
기업가치 개선계획의 이행이 담보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동섭 실장은 "일본사례 보면 수익성 지표가 높지만, 밸류에이션이 낮은 기업들이 고민될 수 있다"며 "수익성이 높다해도 성장 잠재력이 낮으면 높은 밸류를 못 받으니, 그걸 높이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업 측에서 정병준 리노공업 상무는 "기업 밸류업이 중장기적인 기업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거래소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개별 기업은 브랜드 경영, 인재육성,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리노공업의 경우 20년 이상 배당정책을 통한 주주환원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정인철 포스코 인터내셔널 상무는 "밸류업 지원방안에 유익하고 실용적인 과제들이 많다"며 "장기투자 문화를 위한 조기 금융교육, 세제개편 및 규제완화, 거래소 차원의 해외 IR 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학계에서도 전반적인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보다 효과적인 주주환원책으로 자사주 매입 시 발행주식수가 아닌 유통주식수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산정하는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에 따른 상속세·증여세 감면, 기관투자자 등의 장기투자 인센티브 부여, 기업 유휴자금 최소화 등을 위한 정책도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인식과 관행 개선이 중요하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해외사례와 시사점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은 일본 사례의 벤치마크를 넘어, 세제 혜택 등 과감한 인센티브, 자율적 공시를 강행 규정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 등 차별점까지 포함해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효섭 실장은 "기업의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향상이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일본 실증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PBR 1 미만 기업을 맹목적으로 투자하기보다 중장기 수익성·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투자판단 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상장법인의 자발성이라는 점을 지목했다.
정지헌 한국거래소 상무는 "상장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거래소는 시장의 의견 등을 반영하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우리 시장에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시장 대표기업 중심으로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를 독려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에서 박민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기업가치 제고는 기업·투자자·정부·유관기관이 함께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지속 노력해야 하는 과제이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기업, 투자자, 전문가 등과 적극 소통하고 지속적으로 보완·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민우 국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논의해왔던 것이고, 오늘 세미나는 그간의 논의 결과로, 최종안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며 "새로운 관행,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접근할 것이며,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서 세제 지원 등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사회를 맡은 안수현 한국외대 교수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은 기업과 시장이 소통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며 "이번 방안을 계기로 기업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며, 기업의 혁신과 발전에 대해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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