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양산까지 가능한 세계 유일의 회사라는 점을 이용해 PFN에 맞춤형 전략을 택한 것이 유효했다. 지금까지 '갑'의 입장이었던 삼성전자가 고객 중심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경영진들도 최근 고객과의 동반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최대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PFN의 AI 가속기 위탁생산 사업을 수주하고 삼성 반도체 라인에서 양산에 들어간다.
PFN은 자사의 AI칩인 'MN-코어' 시리즈 제조는 TSMC가 맡아왔다. 기존 파트너사를 따돌리고 삼성전자가 해당 사업을 수주한데는 삼성전자가 HBM 및 첨단 패키징 기술의 턴키전략을 적극적으로 어필한 것이 주요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은 26일부터 29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MWC2024에서 고객 미팅용 프라이빗 부스를 차릴 예정이다. 이번 MWC에는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해 고객과의 만남을 갖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날 ‘갑’의 위치에서 고객사가 찾아오길 기다리던 삼성전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권 교수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의 HBM공급 협업이 원활한데 비해 삼성전자는 그렇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며 “고객사들의 요구를 철저히 맞춰 시장 공략을 맞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을’, 정확히는 ‘슈퍼 을’의 입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파운드리 절대강자 대만 TSMC다. 삼성전자가 TSMC 추격을 외친 지 오래 지만 점유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않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2022년 1분기 점유율 54%에서 지난해 3분기 59%로 확대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5%에서 13%로 감소했다.
TSMC는 ‘슈퍼을’의 위치에서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현재 AI칩의 절대강자인 엔비디아, 경쟁업체에서 분사해 나온 미디어텍 등이 그 예다.
엔비디아아 창업자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는 “1997년엔 엔비디아가 직원 100명 정도의 작은 회사라 위탁 생산이 어려웠다”며 “그런데도 (TSMC 창업자)모리스 창은 우리 기술을 설명할 기회를 줬고 여러 차례 회사로 찾아와 최적의 공정을 찾아줬다”고 했다. 젠슨 황은 모리스 창을 자신의 우상이라고 밝히기 까지 했다.
기업 시총 분석 서비스 컴퍼니스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1조7933억달러(약 2399조원)으로 전세계 기업 가운데 4위에 올라있다. TSMC는 6570억달러(약 879조원)로 10위 , 삼성은 3640억달러(약 487조원)로 24위다.
현재 세계 3위 팹리스 업체인 미디어텍은 TSMC의 경쟁관계인 세계 4위 파운드리 UMC의 디자인하우스(전자회로 설계)조직이었다. 미디어텍이 UMC로부터 분사한 이후 TSMC는 미디어텍과 거부감 없이 협력했다.
삼성전자의 고객 중심 행보는 삼성 경영진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SNS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삼성이 전체 AI 생태계 형성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사려 싶은 경영 철학을 추구해야 한다"며 “삼성 반도체가 AI 시대에도 우리와 협력 파트너, 고객의 성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은 전세계 고객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 “AI 시대에서 반도체 성장 가능성은 크고 무궁무진하다고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파트너, 고객들과의 강력한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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