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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저가 양도 혐의' SPC그룹 허영인 회장, 1심 무죄

기사입력 : 2024-02-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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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SPC, 증여세 피하기 위해 밀다원 저가 매도"
법원 "저가 매도한 것을 이득으로 보기 더 어려워"
SPC그룹, 앞서 공정위 과징금 647억원도 취소 판결

SPC 로고./ 사진 = SPC이미지 확대보기
SPC 로고./ 사진 = SPC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허영인닫기허영인광고보고 기사보기 SPC그룹 회장이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양도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과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이사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허 회장 측에 “주식을 저가로 양도한 것이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회피 목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공소사실을 그 자체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의 배임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기에도 어렵다”라고 했다.

허 회장 등은 2012년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가루 제조사 ‘밀다원’ 주식을 저가에 양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허 회장이 2012년 1월 법 개정으로 신설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로 매년 8억원의 세금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적정가 산정 없이 주가 매도했다고 의심한다.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는 지배 주주가 특수 관계법인과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경우 증여로 판단해 과세하는 제도다. 허 회장이 이러한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양도했다는 것이다.

SPC그룹은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255원에 삼립에 팔았다. 이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2008년 밀다원을 인수하면서 취득한 주식 3038원, 직전 연도 평가액 1180원, 검찰 적정가액 1595원보다 현저히 낮다. 아울러 검찰은 파리크라상이 121억6000만원, 샤니가 58억10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봤다. 반면 삼립은 179억7000만원의 이익을 가진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SPC그룹이 밀다원을 저가로 매도하는 과정에서 허 회장이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고 기소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판단한 적정가액으로 밀다원 주식을 넘기면 피고인은 훨씬 더 이익을 누릴 수 있었다”라며 “이익을 얻으려고 했으면 저가에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 가치를 더 높게 책정해서 매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SPC그룹은 “오해와 억울함을 풀어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 글로벌 사업에서 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바른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SPC그룹은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647억원도 취소됐다. 공정위는 밀다원 주식 저가 양도와 SPC삼립 그룹 통행세 거래, 샤니 판매망 저가 양도 및 상표권 무상제공 등이 부당지원에 해당한다고 보고 제재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그러나 SPC그룹의 부당지원 행위가 총수일가 지배력을 유지하고 경영권 승계를 도모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면서 공정위 과징금을 전액 취소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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