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KT&G는 지난달 말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KT&G는 이사회 및 이사회 내 위원회인 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장 후보의 심사기준 등을 의결했다. 앞서 지배구조위원회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약 3개월 동안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보고 및 주총 승인’의 과정을 거친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현직 사장 우선 심사제’ 등도 제거했다.
그가 사장직에 오르면서 KT&G는 변곡점을 맞았다. 국내 궐련 시장이 정체기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궐련형 전자담배로 발빠르게 전환했고, 글로벌 담배기업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와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이에 KT&G는 창사 이래 매출 5조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이번 KT&G 사장 선임 절차에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KT&G 매출과 무관하게 최근 들어 실적이 악화한 점과 주가가 하락한 점 등을 파고들었다.
KT&G 영업이익을 보면 백 사장이 처음 CEO에 올랐던 2016년 1조4688억원에서 2022년 1조2676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9694억원으로, 전년(1조662억원)보다 9.1% 줄었다. 동 기간 누적 매출액도 4조4212억원으로, 전년(4조4447억원) 대비 소폭 떨어졌다. 국내 궐련 시장이 정체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2022년 3분기 국내 궐련 총수요는 169억6000만개로 집계됐으나, 지난해 3분기 162억2000만개로 감소했다. 이에 KT&G의 국내 궐련 판매량도 2022년 110억5000만개에서 지난해 3분기 108억2000만개로 소폭 줄었다.
KT&G는 터키, 대만,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5곳에 법인을 두고 있다. 생산공장도 터키,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4곳에 마련했다. 모두 유라시아권에 집중됐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수출용 제품 생산 거점으로 한다. KT&G는 2027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하고, 전체 매출 10조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KT&G 3대 주주(지분율 6.31%)인 국민연금공단의 거취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해 KT&G와 같이 최대주주로 있지만, 오너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인 KT 구현모닫기구현모기사 모아보기 대표와 포스코 최정우닫기최정우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연임을 끊어낸 바 있다. 그러나 KT&G 백복인 사장의 네 번째 연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에 행동주의펀드 FCP는 국민연금에 “KT&G 사장 선정 과정에 KT, 포스코 대비 특혜를 주지 말라”라며 직격했다. KT&G 신임 사장은 오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KT&G는 백복인 사장의 4연임을 놓고 우려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더욱 공정한 자격 심사를 위해 인선 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며 “일련의 과정을 주주들과 투명하게 소통해 진행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도 사장 후보에 도전할 수 있도록 완전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했으며, 공정한 자격 심사를 위해 인선 자문단의 객관적인 의견을 반영한 선정 절차를 진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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