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의 서울시 편입 논쟁은 경기도의 남북 분도 추진 과정에서 출발했다. 경기도가 분도되면 김포시는 남도와 북도 모두의 도청 소재지와 멀리 떨어지게 돼 위치가 애매해지므로 서울에 편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 “찬성합니다” 인구 적은 김포 북부, 가용지 많아 기반시설 유치 가능
서울시의 경우 마포구에 지어진 소각장을 비롯, 난방공사 등 기반시설을 김포시의 빈 땅에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서울 자치구 대비 넓은 면적을 가진 김포시로의 인구 분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김포시 역시 서울 편입으로 인한 원도심 집값 방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는 게 찬성 측의 의견이다.
만약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된다면 이들 지역에 서울시에서 자리 잡지 못한 기반시설들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교통망 연결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온다. 이를테면 5호선 차량기지와 난방공사, 건설물 폐기장 등이 김포시에 유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됐다.
아울러 기존 한강신도시 등의 원도심들은 확실한 집값 상승 요인을 얻게 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이냐 아니냐’는 집값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당장 서울 송파와 성남에 걸쳐있는 위례신도시의 경우에도 송파와 성남간 가격차이가 크다. 직방 기준 서울인 문정동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15.7억원, 경기도인 창곡동은 13.2억원에 가격대가 형성돼있다. 더 아래인 산성동과 양지동까지 내려가면 가격차이는 더 커진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될 경우 서울항 등 만들어 서울시의 성장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이 한강뿐만 아니라 바다를 가질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진짜 서울항이 생기는 것"이라며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한강 르네상스를 하구까지 다 팽창시켜서 사실상 전체적인 한강 프로그램을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반대합니다” 복잡한 절차에 김포 집값 영향 제한적…지역간 형평성 문제
서울 인접 도시의 서울편입 논쟁은 매번 선거마다 거론됐던 의제지만, 복잡한 절차로 인해 실제 실행까지 옮겨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실현되려면 서울시·경기도·김포시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거나 주민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모두 거친 뒤에는 국회에서 서울 편입과 관련한 법률도 제정해야 한다.
따라서 김포시 편입이 당장 김포시 집값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해당 논의가 총선용 공수표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면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에도 이견이 없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해당 지역의 서울시 편입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주민 투표와 지방의회의 결정 같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며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는 이 이슈로 인해 집값에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동의는 물론 주민투표와 법 제정 등 복잡한 절차도 문제지만,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했을 때 다른 인접 도시들의 반발 등 형평성 논란도 피할 수 없다. 실제로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쟁이 공론화된 이후 성남·하남·구리·광명·과천·고양·부천 등의 편입 가능성이 당 안팎에서 거론되며 수도권 민심을 뒤흔들고 있다.
실제로 광명시와 고양시 등 서울에 인접한 다른 경기지역들은 김포보다 인구가 2배 이상 많은 지역들이다. 수원시와 용인시 등 광역시 자격을 요구하던 지역들에서도 반발이 일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구상을 토대로 서울과 경기도를 합친 ‘메가시티 서울’에 대한 논의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김포 이어 하남·위례도 '메가시티 서울' 편입 요구
김포의 서울시 편입 이슈가 불거진 이후, 하남과 위례 등 다른 서울 인접도시들 역시 서울 편입을 요구하며 시장 혼란이 촉발되고 있다. 지난 8일 발대식을 열고 목소리를 합치기 시작한 ‘하남감일•위례 서울편입추진위원회’가 대표적이다. 서울 편입을 요구하며 결성된 경기도의 시민단체로는 최초 사례다.
이들은 지난 17일 이현재 하남시장과 서울편입에 관한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현재 하남시장은 "(하남 위례) 여러분의 간절한 뜻은 잘 들었다. 33만 전체 시민의 의견을 들어 잘 판단할 것이며, 앞으로 전체 시민의 뜻을 존중해 따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추진위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각 동별 의견을 온라인으로 취합하고 있다.
위례 주민들 역시 '위례신도시 서울 편입 시민모임'을 결성, 국회 국민동의 청원 사이트에 서울 편입을 요구하는 청원을 올린 상태다. 게시물에는 "위례신도시는 개발될 때 애초 송파 신도시로 계획됐지만, 지방자치단체 간 탁상공론으로 행정구역이 2개의 광역단체(서울·경기)와 3개의 기초자치단체(하남·성남·송파)로 나누어졌다"며 "그로 인해 행정권과 생활권이 불일치해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입장이 담겨 있다.
구리시에서는 시장이 나서서 서울 편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지난 11월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찾아, 구리시의 서울 편입 추진 배경 등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백 시장은 “구리시는 예전부터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군사보호지역,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과밀억제권역 등 중첩규제로 인해 도시개발이 억제돼 왔다”며 “구리시는 인구 19만명에 불과해 자족도시로 기능을 발휘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 편입으로) 각종 개발을 통해 편익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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