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복은 1895년 영국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리복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후 스포츠웨어, 라이프웨어, 액세서리, 신발, 아동 아이템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다. 1980년대 테니스 코트화와 함께 리복의 스니커즈는 당대 유행이었다. 국내에는 1994년 ‘리복 코리아’로 처음 진출했고, 2006년 아디다스에 인수됐다. 그러다 LF는 지난해 10월부터 리복의 국내 유통을 맡기 시작했다. LF는 리복이 갖는 128년의 전통과 글로벌 인지도 등도 염두했다. ‘응답하라 1988’ 등의 옛 복고 스타일이 재차 인기를 끌면서 이에 착안한 것이다.
그러던 리복이 가수 이효리를 만났다. 2000년대 신드롬의 장본인이었던 이효리와 리브랜딩에 전격 나선 것이다. 또한, 이효리가 데뷔한 시점과 리복이 국내에 진입한 시기에서도 유사점을 찾았다. 이전 테니스화나 스니커즈 등이 아닌 패딩을 내세운 점도 눈길을 끌었다. 리복은 레트로, Y2K 트렌드가 계속해서 유행하자 이효리와 ‘펌프 패딩’을 전개했다. 90년대 유행했던 볼륨감 있는 숏패딩을 한껏 살린 것이다. 펌프 패딩은 ‘글로시 숏패딩’의 스타일을 반영한 것으로, 광택감과 나일론 원단 등이 특징이다. 여기에 벌키한 실루엣으로 남녀 모두 착용할 수 있다. 이효리가 입은 펌프 패딩은 즉각 매출로 나타났다. 펌프 패딩 출시 후 3주간 판매된 물량이 지난해 10월부터 세 달 동안 전개한 패딩 판매량에 맞먹을 정도다. 특히 11월 마지막 주의 일주일간 판매량은 주차 별 평균 판매량의 2배를 뛰어넘었다.
리복은 또 이효리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후 3일간 공식 온라인몰 트래픽이 전주 대비 5배 급증했으며, 첫날에만 1만3000명의 동시 접속자가 몰려 약 800여 명의 접속 대기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중 리복 패딩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보다 10배 급증하면서 리브랜딩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특히 가수 이효리가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가 리복이었다며, 브랜드 앰버서더에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정통 패션 브랜드의 리브랜딩은 다른 브랜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성물산이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론칭 40주년을 맞아 기존 딱딱한 느낌의 정장에서 2030세대가 찾는 캐주얼 느낌으로 방향을 틀었다. 남성복 갤럭시가 내세운 리브랜딩이 ‘남성성 내려놓기’인 것이다. 코오롱FnC 핸드백 브랜드 쿠론도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들을 내세우며 리브랜딩에 들어갔다. 여기에 로고, 컬러, 패키지, 디자인 등 브랜드 전체에 변화를 주었다. 아웃도어인 네파 역시 친환경 소재를 전년 대비 70% 이상 확대하는 등 리브랜딩에 지속가능성을 무게를 뒀다.
LF 리복 관계자는 “리복은 128년 전통의 헤리티지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브랜드다”라며 “새로운 영역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효리의 멀티테이너 이미지와 리복의 시너지가 고객들한테도 새로운 모습으로 각인될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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